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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누가 이기나 해보자’ vs ‘7개 상임위 가져오자’…의견 분분

“무기력·답답한 지도부”…답 없는 연속 의총에 피로감 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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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4.06.17 11:29:17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가 지난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회정치 원상복구 의원총회에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북한 문제 및 오물 풍선 관련 현안 보고를 들은 뒤 관계자에게 무언가 요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3주째로 접어들었지만, 전반기 원(院) 구성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일 단독으로 11개 상임위를 ‘반쪽’으로 구성한 이후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은 각자 입장만 고수하며 평행선만 달리는 형국을 보이는 등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여야는 서로 민생을 앞세우며 대외적 명분 쌓기에만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사이 국회 상임위는 ‘반쪽 파행’이 고착화하고 있으며, 특히 국민의힘은 야당의 11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상임위 보이콧으로 맞불을 놓으며 자체 특위 가동과 당정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입법 독주’를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집권당으로서 국회 파행에 따른 부담도 커지면서 당내 일각에서는 남은 7개 상임위원장을 수용하는 선에서 대치 정국을 풀자는 현실론이 대두되면서 결론 없이 이어지는 의원총회에 대한 피로감도 누적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실상 국민의힘은 초반만 해도 ‘삭발 투쟁’, ‘당원과 함께 장외투쟁’, ‘7개 상임위라도 협상’, ‘현수막 통한 여론전’ 등 각종 아이디어들이 나왔으나 최근에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해 정부의 추진 계획을 듣는 등 사실상 정책 의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상임위 운영의 맞불 격으로 총 16개 특별위원회를 띄워 정부 관계자와 함께 각종 현안을 논의하는 ‘제2의 국회’를 만들어 지난 12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납입 한도 상향 등을 골자로 한 패키지 민생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는 등 ‘버티기’ 전략에 들어갔다.

그리고 지난 13일 ‘의회정치 원상복구’ 의총에서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을 불러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진행 경과 및 추진 계획을, 14일에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불러 최근 북한 동향과 통일정책 추진 방향을 들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중앙)이 지난 10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 ‘버티기’ 전략도 입법권이 없는 임시방편 조직으로 상임위 보이콧을 지속한다면 자신들이 발의한 법안이 심사 한번 거치지 못한 채 방치되는 상황을 바라만 봐야 하는 실질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법’, ‘방송 3법’ 등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법안들을 재추진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상임위 독식을 열어준 우원식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본회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김 여사 특검법’ 등에 대해 본회의에서 이를 막아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뚜렷한 대응책 없이 매일 의원총회를 여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회의론도 제기돼 108석 소수 여당의 단일대오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민의힘 영남권 한 중진 의원은 17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지난 한 주 정도는 의총을 하면서 전체적인 전략을 세우자는 복안이 있는 것 같았으나, 소위 국민의힘 집권 여당인데 결국 정부가 가져가야 하는 이슈들을 야당에게 선점당하고 밖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마땅한 대응책도 없이 기간만 길어지니 지도부가 무기력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우리가 수세에 몰려 방어하는 모습만 보이지 말고 상임위 7개라도 받아서 뭉쳐서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민의힘 의총에 참석했던 한 수도권 재선 의원도 통화에서 21대 전반기 국회에서 민주당에 18개 상임위를 다 내준 ‘버티기’ 전략은 현 국민의힘이 택하기 어렵다“면서 ”당시에는 우리가 야당이었기 때문에 약자 코스프레로 인한 국민의 동정 여론이 있었지만, 과거처럼 상임위를 다 가져가라는 전략은 현재로선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1대 국회에서 180석이라는 힘을 얻은 민주당은 18개 상임위를 차지한 후 ‘임대차 3법’ ‘대북전단금지법’ 등 입법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당시 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를 가져가라’며 ‘버티기’에 나서 지난 2021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패배로 부담감을 느낀 민주당은 같은 해 7월 법사위원장을 여야가 2년씩 나눠 맡기로 한 데 합의하는 등 21대 국회 개원 1년 3개월 만에 원 구성이 정상화된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 수도권 한 재선의원은 “범야권이 192석을 차지한 현 상황이 4년 전과는 다르다. 이번에는 곧 다가올 선거도 없고 민주당이 지금 분위기면 상임위원장을 4년 동안 안 내놓을지도 모른다”면서 “침묵하지만, 상임위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꽤 많이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원내 지도부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강성 지지층과 강경파 의원들의 목소리를 고려하면 곧장 타협을 선언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장외 투쟁 등 쓸 수 있는 카드도 많지 않은 것은 물론, 7개 상임위에 들어갈 ‘명분’을 찾는 일도 관건이어서 이를 두고 국민의힘이 연일 의총을 여는 이유가 의원들 간의 의견이 합치되는 지점을 찾고 현 상황의 ‘출구 전략’을 찾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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