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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의 이례적 강한 주장...우원식, 홍범도 장군·민주유공자법 강조

“독립 영웅 흉상 철거 철회해야”…尹에 “국회 입법권 존중” 경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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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4.06.07 12:19:14

지난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우원식 의장이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은 현충일인 6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이전하는 문제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정부가 독립 영웅 흉상의 철거 계획을 고수하는 것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이 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육사는 지난해 종합강의동인 충무관 앞 홍범도·지정천·이범석·김좌진 장군,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이전하겠다고 해 독립유공자단체의 반발을 산 바 있으며, 특히 독립운동가 김한의 선생의 외손자인 우 의장은 민주당 독립영웅역사왜곡저지특위 소속으로 활동하며 줄기차게 홍범도 장군 등의 흉상을 육사에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 의장은 이날 “항일독립운동은 우리 역사의 자부심이자 국민의 자랑”이라며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봉환하고, 다섯 분의 흉상을 세운 것도 독립영웅을 기리는 일과 국격을 높이는 길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 의장은 “이미 특별법이 있는 4·19와 5·18을 제외한 다른 민주화 운동에서 피해를 본 사람도 유공자로 지정해 본인과 가족에게 혜택을 주는 내용의 민주유공자예우관련법(민주유공자법) 제정에 윤 대통령과 정부가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 달라”고 촉구했다.

민주유공자법 제정안은 지난달 28일 열렸던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으나, 이튿날 윤 대통령은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우 의장은 이날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많은 열사를 국가가 예우하도록 법적 근거를 만드는 일에 정부도 협력해주길 요청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앞서 지난 5일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우 의장은 취임 일성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해치는 거부권 행사는 삼권분립을 훼손하고 헌법을 이탈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해 아직도 임기가 3년이 남았음에도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다인 14건의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을 향해 입법부 수장으로서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헸다.

이날 본회의는 원 구성 첫 단계인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것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에 야당 의원들만으로 강행해 국회의장에는 민주당 출신 우 의원이,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에는 이학영 의원이 각각 뽑혔으나, 국민의힘은 원 구성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자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를 지명하지 않았다.

이에 우 의장은 “입법은 국회의 권한이자 책임으로서 국회가 의결한 법률이 헌법에 반하거나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를 약하게 하는 등의 사유가 아니라면 재의요구권 행사는 신중해야 한다”면서 “법체제를 훼손하고 우회하는 시행령도 안 된다”고 윤석열 정부의 ‘시행령 통치’에도 견제구를 던졌다.

그리고 우 의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고 2년이 지났다. 민생과 개혁의 위기, 신뢰의 위기, 입법권의 위기, 국민 삶의 위기”라고 주장하면서 “이 위기를 헤쳐나가자”며 △의견이 달라도 합의된 기준을 따르고 △의정 활동의 현장성을 높이고 △국회를 사회적 대화의 플랫폼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특히 우 의장은 ‘합의된 기준’과 관련해 “크게는 헌법이고 구체적으로는 국회법”이라며 “(여야가) 싸우더라도, 기왕의 사회적·법적 합의에서는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해 향후 법과 규정에 따른 속도감 있는 의사일정 진행을 예고하기도 했다.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난 우 의장은 연세대 재학 시절인 지난 1981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 퇴진 운동을 벌이다 투옥되면서 재야에서 인연을 맺은 이해찬·임채정 전 의원 등과 1988년 평화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파인 재야 운동권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에 몸담아 활동하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서울 노원을에서 당선돼 국회 입성에 성공했으나 18대 총선에선 낙선, 이후 19대부터 22대까지는 내리 당선돼 5선이 됐다.

우 의장은 2013년 5월 부당한 갑을관계 문제 해소를 위해 발족한 당내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해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불공정 문제를 현장에서 해결하며 ‘약자들의 대변인’이라는 별명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우 의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에는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로 정부조직법 개편안 협상을 타결했으며, 지난 2017년 5월에는 홍영표 전 의원을 꺾고 재수 끝에 문재인 정부의 첫 여당 원내대표로 활동한 바 있어 이번 22대 국회 수장으로서도 풍부한 경험과 유연한 협상력으로 국민의힘과 대화에 나서는 동시에 민주당이 추구하는 개혁 국회를 이끌만한 ‘외유내강’ 성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우 의장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뜻인 보라색 리본과 원내 1·2당의 상징색인 파란색과 빨간색을 섞은 색으로 협치를 강조한 보라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국회의장석에 올랐다.

(CNB뉴수=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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