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감독의 ‘하녀’가 최고의 한국 영화 1위에 올랐다.
4일 영화계에 의하면 김기영 감독이 1960년 발표한 ‘하녀’가 국내 영화인이 뽑은 역대 최고의 한국 영화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영상자료원 창립 50주년을 맞아 이뤄졌다. 지난해 6~8월 감독과 비평가, 프로그래머, 언론인 등 영화계 관계자 2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943~2022년 개봉한 국내 장편 영화가 대상이었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는 방직공장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남자, 아내, 다리가 불편한 딸, 아들이 사는 집에 가정부가 들어오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인간의 욕망에 의해 무너지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어떻게 고민하는지 등을 탐구하고 있다. 김진규, 이은심, 주증녀, 엄앵란, 안성기 배우 등이 출연했다. 2010년에는 임상수 감독이 전도연, 이정재, 윤여정, 서우, 박지영 배우 등과 함께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2~3위는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기생충’이 차지했다. 2003년 개봉한 ‘살인의 추억’은 경기도 화성시에서 발생한 여성 연쇄 살인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송강호, 김상경, 김뢰하, 송재호, 변희봉 배우 등이 출연했다.
2019년 개봉한 ‘기생충’은 프랑스 칸느 영화제,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의 주요 부문을 모두 석권한 작품이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배우 등이 열연을 펼쳤다. 성공한 사업가의 개인 주택에 반지하에서 사는 가족이 가정교사와 운전사로 들어가며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영화 중 소품으로 등장한 ‘짜파구리’가 인기를 얻기도 했다.
4위에는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1961년), 5위에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년)가 자리했다.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1975년)이 6위, 이창동 감독의 ‘시’(2010년)가 7위에 위치했다. 공동 8위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2022년),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1998년)였다. 10위로는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년)이 뽑혔다.
100위 안에는 박찬욱 감독이 총 7편의 작품으로 가장 많이 선정됐다. 이어 이만희·이창동 감독 5편, 김기영·배창호·봉준호 감독 4편 등을 보였다. 이장호·이명세·이준익 감독 3편, 나홍진·박광수·배용균·신상옥·이두용·하길종·허진호·홍상수·장윤현·김태용 감독도 2편이 100위 안에 들었다.
배우 중에서는 송강호·안성기 배우가 100위 작품 10편씩에 출연하며 가장 많이 뽑혔다. 여자 배우 중에서는 배두나 배우가 4편으로 가장 많이 이름을 보였다.
여성 감독들도 100위 안에 많이 올랐다. 박남옥 감독 ‘미망인’(1955년), 임순례 감독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년), 정재은 감독 ‘고양이를 부탁해’(2001년), 김일란·홍지유 감독 ‘두 개의 문’(2011년), 정주리 감독 ‘도희야’(2013년), 이경미 감독 ‘비밀은 없다’(2015년), 윤가은 감독 ‘우리들’(2016년), 김보라 감독 ‘벌새’(2018년) 등 총 9편이 꼽혔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이달 중으로 특집 도서 ‘한국영화 100선’을 발간한다는 계획이다. 이 책에는 100선에 뽑힌 영화 리뷰와 해석, 한국영화사 연표 등이 들어간다.
(CNB뉴스=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