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팬덤효과까지
유명인 모델은 ‘불패의 카드’로 인식
‘손흥민 효과’로 매출 2배 늘어나기도
하지만 스타가 추락하면 막대한 손실
MZ를 넘어 잘파? 집단보다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소비 세대가 유통가를 흔들고 있다. 웰빙, 가성비, 가치소비, 1인 문화 등이 이들의 주요 키워드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유통·식품업계의 뉴노멀을 CNB뉴스가 연속 보도한다. 이번 편은 인기 연예인·스포츠 스타를 영입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식품사들 이야기다. <편집자주>
인기 연예인 등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마케팅 전략이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와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이 좀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 시장 상황과 맞물려 기업들이 보다 공격적으로 제품 홍보에 나선 것이다.
실례로 동원홈푸드는 최근 식단관리 전문 브랜드 ‘비비드키친(VIVID KITCHEN)’의 모델로 가수 비비를 발탁했다.
동원홈푸드 측은 ‘굶지 않고 즐겁게 식단관리를 한다’는 모델의 평소 가치관과 비비드키친이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이 부합해 비비를 첫 단독 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비비의 밝고 당찬 이미지는 물론 비비드키친과 유사한 이름이 브랜드 콘셉트, 광고 메시지를 더욱 직관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
KGC인삼공사는 지난 4월 정관장 신규 모델로 가수 임영웅을 발탁했다.
KGC인삼공사 측은 임영웅의 철저한 자기 관리와 팬을 대하는 진심 어린 태도가 정관장이 쌓아 올린 신뢰의 가치와 부합한다고 판단해 신규 모델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임영웅의 시그니처 인사말 ‘건행하세요’(건강하고 행복하세요의 줄임말)로 대표되는 메시지 또한 토양에서부터 고객의 건강까지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는 정관장의 지향점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에는 정관장 스테디셀러 브랜드 홍삼톤의 앰버서더로 축구국가대표 황희찬을 발탁했다.
황희찬은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정관장 홍삼톤을 애용하고 있어 단순한 제품 광고를 넘어 흥미로운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앰버서더 선정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농심은 4월 신제품 ‘짜파게티 더블랙’의 광고모델로 배우 손석구를 발탁했다.
농심 측은 최근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다채로운 캐릭터로 호감을 주는 배우 손석구와 다양한 레시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짜파게티의 이미지가 어울려 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hy(옛 한국야쿠르트)도 같은 달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윌)’ 브랜드 모델로 세계적 축구 스타 손흥민을 발탁했다.
hy 측은 국내 기능성 발효유 시장을 개척하고 혁신을 거듭하는 윌의 정체성과 한국 축구의 역사를 쓰고 있는 손흥민의 이미지가 잘 맞아 떨어진다고 모델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앞다퉈 ‘스타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는 명료하다. 스타 마케팅은 기존 광고효과 외에도 소비자들에게 기업과 브랜드를 각인시켜 제품 판매 증진은 물론, 모델이 갖고 있는 기존 팬덤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KGC인삼공사의 경우 ‘임영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정관장 가정의 달 프로모션 기간(4월 24일~5월 2일)의 구매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정관장 매장을 찾아 구매까지 한 20~40대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관장 공식 온라인몰 ‘정몰’에서도 2040 구매고객이 전년 대비 65% 늘었고, 5060세대 또한 전년에 비해 구매고객 수가 27% 증가했다.
임영웅을 모델로 선정하거나 콘서트 등을 열 때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일명 ‘히어로노믹스(임영웅의 별칭+Economics)’가 입증된 셈이다.
‘손흥민 마케팅’도 유통업계에서 불패의 카드로 인식돼 있다.
hy 외에도 도미노피자, 메가MGC커피 등이 손흥민을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데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 데 유리하며, 국내외 팬덤 등 새 고객층 확보에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메가MGC커피의 경우 ‘손흥민 커피’로 불리며 이 커피 전문점 운영사인 앤하우스의 지난해 이익이 전년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하지만 스타 마케팅의 어두운 이면도 있다. 광고모델로 활동하던 스타가 범죄에 연루되거나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처지에 놓이게 되면 해당 스타를 모델로 채용한 기업은 이미지 실추와 함께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다.
실례로 최근 인기가수 김호중이 음주운전·뺑소니 혐의로 구속되면서 김호중을 모델로 내세웠던 기업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김호중을 모델로 기용한 홈케어 업체 셀리턴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김호중의 사진을 모두 삭제했고,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김호중이 KBS ‘편스토랑’에서 선보인 메뉴를 상품으로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취소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스타’를 기용했을 때 매출 증대와 인지도 향상이 보장되는 만큼 기업들이 인기 연예인·스포츠 스타를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면서도 “김호중 사건에서 보듯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이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위험부담 또한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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