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향후 5년간 정비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본계획을 손봤다.
이는 지난 2015년 ‘2025 기본계획’ 수립 후 10여년 만으로, 그간 변화한 도시 여건․주택경기 등을 반영해 ‘주거 안정과 주거만족 실현 도시’를 목표로 한 새로운 방안이 담겼다.
서울시는 사업성 부족으로 추진이 안 되거나 더딘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최신 사회․제도적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2030 서울특별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주거환경정비사업 부문)(이하 ‘기본계획’)‘을 재정비한다고 30일 밝혔다.
‘2030 기본계획’은 주거지역을 대상으로 ▲주택정비형 재개발 ▲재건축 ▲주거환경개선사업의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정비사업 부문 최상위 계획이다. 특히, 지난 3월 내놓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원’ 중 사업성 보정계수‧현황용적률 인정에 대한 적용방안도 새롭게 담겼다.
2015년 ‘2025 기본계획’ 재정비 이래로 2021년 9월(1차), 2024년 2월(2차) 두 차례 변경을 거쳐 각종 여건 변화를 반영해 올해 새롭게 수립됐다.
또한, 서울시는 당초 보존 중심이었던 ‘2025 기본계획’을 전환,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안정적 주택공급’ ‘▲도시 매력을 높이기 위한 주거공간 대개조’라는 두 가지 목표에 초점을 두고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2025 기본계획’이 경직된 용적률 및 높이 계획, 정비사업 대상지 축소로 최근 주택경기 변화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의 보행일상권․녹지생태도심 등을 능동적으로 담아내기 어려웠던 점이 보다 유연하게 개선됐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첫째로 사업성 개선을 통한 안정적인 주택공급을 위해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 현황용적률 인정, 1․2종일반주거지역 및 준공업지역 등의 용적률 기준을 완화하고 공공기여율 등도 합리적으로 개편됐다.
‘사업성 보정계수’는 단지 또는 지역 간 사업성 편차를 줄이고 사업성을 높여주기 위해 지가뿐 아니라 단지 규모․세대밀도 등을 고려해 ‘허용용적률’에 보정계수를 최대 2.0까지 적용(재개발은 지가만 고려)해 주는 제도다.
서울시는 현재 20% 수준인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범위’를 최대 40%까지 늘려 사업성을 보전해 줄 계획이다.
이에 사업성에 직결되는 ‘분양가격’이 지가에 비례함을 고려해 지가가 낮을수록 보정계수가 높게 산정, 사업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재건축의 경우에는 지가가 낮을수록, 단지 면적이 작을수록, 단위면적당 기존 세대수가 많을수록 높게 산정된다.
예컨대 ‘기준용적률 210%에 허용용적률 20%’인 3종 지역에 최대 2.0을 적용하면 허용용적률이 40%로 올라 분양주택이 최대 10%p(분양 275%․임대 25%→ 분양 285%․임대 15%) 늘어나 사업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현행 조례나 허용용적률을 초과해서 건축돼 사업성이 떨어지는 단지나 지역에는 ‘현황용적률’을 기준용적률(재개발) 또는 허용용적률(재건축)로 인정하는 등의 방안으로 사업성을 최대한 보전해 준다.
다만 시는 ‘사업성 보정계수’와 ‘현황용적률 인정’ 모두가 적용되는 단지의 경우, 허용용적률 산정 시 사업성을 개선해 주는 두 가지 방안 중 유리한 한 가지 방법만 적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열악한 1․2종일반주거지역 및 준공업지역 중 기존 주거밀집지역의 주거환경을 개선해 주기 위해 용적률과 높이를 완화한다. ‘1종일반주거지역’은 4층 이하 높이 규제를 폐지하고 법령에 따른 높이(필로티 포함 시 6층 이하)까지 허용하며, 상한 및 법적상한용적률을 기존 150%→ 200%까지 확대해 준다.
공공기여 비율은 1단계 종상향 시 ‘10%’로 동일하게 적용토록 조정하고, 과도한 공공기여로 인해 용도지역 상향 효과 등 사업추진 동력이 상쇄되지 않게끔 한다. 임대주택 및 전략용도시설 도입 시 건축물 기부채납 계수를 1.0으로 완화해 준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각종 규제, 주민 반대 등으로 인해 재개발․재건축 추진이 어려운 ‘개발 사각지대’에 대해서도 공공지원 확대, 인센티브 연계를 통해 양질의 주택이 빠르게 공급될 수 있도록 소규모정비형 주거환경개선사업(휴먼타운 2.0)을 추진할 계획이다.
‘휴면타운 2.0’은 전면 철거형 아파트 개발이 아니라 개별건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다가구․다세대 및 연립주택 정비를 지원하는 주거 안정사업이다. ▲특별건축구역․건축협정 집중구역·리모델링 활성화 구역 지정을 통한 용적률 및 건폐율 등 건축기준 완화 ▲전문가 컨설팅 지원(휴머네이터) ▲공사비 대출․세제 감면 등 금융지원 ▲도로․공영주차장 등 기반시설 확충 등 주거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지원이 제공된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번 ‘2030 기본계획’ 재정비를 통해 정비여건이 대폭 개선, 그동안 사업추진 동력이 부족했던 사업장에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기본계획 재정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제도를 손질, 발굴해 시민의 주거 안정과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금일부터 내달 13일까지 ‘2030 서울특별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주거환경정비사업 부문) 재정비(안) 주민공람’을 진행하고, 이후 시의회 의견 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9월 최종 고시한다는 방침이다.
(CNB뉴스=황수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