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발간한 ‘2023 일본 개황’에서 일본의 ‘역사 왜곡 및 과거사 반성’ 발언 사례를 통째로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본 교과서의 역사왜곡 사례와 정부 대응을 기술한 부분도 들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경향신문 단독보도에 따르면, ‘2023 일본개황’은 윤석열 대통령이 강제동원(징용) 배상 문제의 ‘선제적 양보’로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던 시기인 지난해 3월15일에 발간됐다. 한·일관계 개선을 앞세워 과거사 문제에 소극 대응하는 정부 기조가 투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외교부 측은 “2023년 개황자료는 기존 자료를 일부 수정해 약식으로 발간한 것으로 올해 종합적인 개정본 발간을 준비 중”이라며 “과거사 반성·왜곡 사례 등 자료는 업데이트 중으로 향후 개정본 발간 시 참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개황은 일본의 정치·경제·사회·안보·대외관계 등 전반적인 상황에 관한 정보를 기술한 자료다. 일반에도 공개돼 학술연구 등에 참고 자료로 쓰인다. 정해진 발간 주기는 없으나, 정부가 바뀔 때마다 최소 한 번 이상 개정판을 냈다.
2023년 일본개황에는 기존에 담겼던 ‘일본의 과거사 반성·역사 왜곡 언급 사례’가 사라졌다. 이 내용은 최소 1996년부터 발간한 7개 모든 개황 자료에 담겨 있었으며, 후속판이 나올 때마다 내용이 추가된 바 있다.
정은주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사무국장은 “정부의 굴욕적인 대일 외교 기조가 일본개황 자료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에 잘 보이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