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무체제’로 전환해 비용 절감
‘나만의 맛’ 찾아주는 ‘챗봇’ 도입
경쟁력 확보의 필수가 된 푸드테크
MZ를 넘어 잘파? 집단보다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소비 세대가 유통가를 흔들고 있다. 웰빙, 가성비, 가치소비, 1인 문화 등이 이들의 주요 키워드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유통·식품업계의 뉴노멀을 CNB뉴스가 연속 보도한다. 이번 편은 식품 가공은 물론 각종 업무 전반에 ‘푸드테크’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식품업계 이야기다. <편집자주>
푸드테크(Food-Tech)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용어로, 식품 가공에서부터 유통에 이르는 식품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 챗봇, 빅데이터 등 첨단산업을 접목시킨 기술이다. 식품 생산과정에 로봇을 투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는 식이다.
실례로, 동원그룹은 지난달 자체 AI 플랫폼 ‘동원GPT’를 도입하며 업무 혁신에 나섰다. 동원GPT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GPT 4.0’을 기반으로 하는 AI 플랫폼이다. 문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은 물론 인사, 총무 등 사내 정보 검색도 가능하고 그룹 사내 인트라넷에 설치돼 내부 정보의 유출 없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또 지난 2월 동원산업 산하에 DT본부를 신설, 기존 AI추진팀을 AI혁신실로 확대해 그룹의 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혁신실은 동원F&B, 동원홈푸드, 동원시스템즈 등 각 계열사 임직원들로 구성돼 각 사업 부문별 AI 과제 발굴 및 개발에 나서고 있다.
동원그룹은 이 같은 시스템 혁신을 통해 임직원들의 업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워홈은 같은 달 카카오헬스케어와 AI 기반의 ‘초개인화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AI 기반 초개인화 맞춤형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공동연구에 돌입했다.
특히 양사는 초개인화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을 위해 각자 보유하고 있는 헬스케어 프로그램 ‘캘리스랩(KALIS lab)’과 ‘파스타(PASTA)’를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적극 공유하기로 협의했다.
카카오헬스케어 파스타는 스마트 혈당 관리 솔루션이다.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통해 실시간으로 측정한 혈당 수치와 이용자가 입력한 식단, 운동, 수면 등의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자체 AI 플랫폼이 분석해 최적의 건강관리 조언을 제공하는 식약처 인증 2등급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오뚜기는 어도비코리아와 함께 오는 16일까지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생성형 AI 신기능으로 오뚜기 대표 굿즈를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협업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용자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생성형 AI 신기능 ‘텍스트를 벡터 그래픽으로’를 통해 프롬프트에 간단한 텍스트만 입력하면 다양한 장면, 패턴, 아이콘 등 편집 가능한 고품질 벡터 그래픽을 빠르고 쉽게 생성할 수 있다.
앞서 오뚜기는 3분 분량의 완성 영상을 제작한 바 있으며, 사용자가 무료로 제공되는 실습파일을 활용해 쉽고 간편하게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게 했다.
실습파일은 △토마토케챂과 골드마요네스로 만드는 고소한 ‘앞치마’ △3분 카레와 크림스프로 만드는 맛있는 ‘트레이’ △옐로우즈(Yellows) 캐릭터와 함께 만드는 새콤달콤 ‘월페이퍼’ 등으로 구성된다.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실습파일을 불러와 원하는 영역에서 생성형 AI 신기능을 선택, 프롬프트에 원하는 패턴, 이미지를 한글로 입력하면 그에 맞는 벡터 그래픽이 생성돼 디자인에 적용 가능하다.
SPC 배스킨라빈스는 이달 15일까지 소비자들의 상상 속 아이스크림 레시피를 공모하고, 실제 상품 출시 기회를 제공하는 ‘2024 그래이맛 콘테스트’를 개최한다.
그래이맛 콘테스트는 나만의 아이스크림 조합을 만들어 응모하면 실제 제품으로 출시하는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로 지난해에는 우승작 ‘나는 딸기치오’ ‘초코, 우리 이제 헤이즐넛’이 실제 제품으로 출시됐다. 올해는 AI 챗봇 기술을 도입해 주관식 답변을 바탕으로 원하는 아이스크림 레시피를 도출하도록 했다. 최종 선정된 1·2위 레시피는 오는 10월 ‘이달의 맛’으로 발매된다.
이처럼 식품업계가 앞다퉈 푸드테크를 강화하는 이유는 품질 향상, 비용 절감 등을 통한 지속가능 성장에 유효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푸드테크가 ‘필수’라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동원그룹 측은 “올 상반기까지 전체 사무직원의 약 25% 이상이 AI 혁신 과정을 이수해 연간 약 15만 시간의 업무시간을 단축할 것”이라며 “올해를 그룹의 사무 생산성 향상에 있어 중요한 한 해로 설정하고, 디지털 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SPC 측도 “AI 챗봇 기술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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