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프로그램 수상자의 전시회 열어
수중세상 구현해 인간·자연 공존 추구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 다양한 시도
문화예술팀 운영하며 ‘문화 사회공헌’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이 젊은 작가들을 응원하는 다양한 예술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신진 작가들이 작품을 만들고 전시할 수 있도록 돕고, 시민들에게는 해당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CNB뉴스가 최근 경기도 안산의 한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기업은행의 신진 작가 후원 전시회를 다녀왔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기업은행은 경기도 안산시 소재 경기도미술관에서 ‘얄루, YALOO’ 전시회(6월 23일까지 진행)를 열고 있다. 얄루는 작가의 활동 예명이며, 기업은행 신진 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수상자다.
기자는 지난달 26일 지하철 4호선 초지역에 내려 인근에 위치한 이곳을 찾아갔다. 경기도미술관은 작은 호수가 있는 화랑유원지에 자리해 있다. 유원지에는 이제 막 새잎을 틔운 초록색 나무들과 분홍빛 잔디꽃이 햇살을 받으며 자라나고 있었다.
소풍 나온 어린이들이 줄지어 지나간 뒤 2층 규모인 경기도미술관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술관 앞 공간에는 커다란 꽃송이 조각이 있다. 그 뒤로 기업은행이 진행하는 ‘얄루, YALOO’ 전시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미술관 1층에 있는 키오스크에서 전시 관람 티켓을 무료로 발권받을 수 있었다. 종이 티켓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가니, 아이들이 그림을 그린 작은 타일이 가득한 벽면이 눈에 띄었다. 동그라미 모양의 네온사인이 띄엄띄엄 빛나는 이곳이 전시장 입구다.
전시장 입구 벽면에는 기업은행과 경기도미술관이 신진 작가 지원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얄루 작가의 전시를 개최한다는 설명글이 적혀 있었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자 어두운 공간 속에서 빛나는 미디어 작품이 눈에 띄었다. 작품명 ‘못’이다. 네모난 모양의 커다란 LED 스크린이 바닥에 놓여 있었다. 바닥에 놓인 연못 같은 스크린으로 얄루 작가의 수중 3부작 시리즈 중 하나인 비디오 작품이 상영되고 있었다.
바닥에 놓인 스크린 옆으로 검은색 받침대가 있는데, 그 위로 올라가서 걸터앉아 봤다. 컬러풀한 연못 생명을 표현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편하게 앉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울릉도 해역의 갯민숭달팽이 등을 연구해, 심해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명 ‘문’은 전시장 중간에 자리해 있었다. 도시의 건설 현장, 공연장에서 사용하는 철골 구조물, 사람 얼굴처럼 조각한 철제 조각들을 결합한 작품이다.
작품명 ‘루’는 정면의 철제 구조물 위에 설치된 천 위로 투영되는 비디오 작품이다. 해조류처럼 보이는 해양 생명체의 모습, 이와 만나는 메타휴먼 여성의 얼굴이 역동적인 음악과 함께 상영되었다. 이는 얄루 작가 본인의 얼굴을 토대로 만든 진화한 신인류를 형상화한 것이다.
이 메타휴먼을 호모 폴리넬라로 부르는데, 호모 사피엔스가 스스로 원해서 해조류와 결합해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새로운 종으로 변화한 신인류를 상징한다고 한다. 고도의 지적 능력을 지녔으며,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 ‘루’ 작품 앞에 나무 의자가 놓여 있는데, 관람객들이 이 의자에 앉아서 작품을 감상했다.
비디오 아카이브 공간도 있다. 전시장 끝에 있는 방으로 들어가니, 책상 위에 애플 컴퓨터 두 대가 놓여 있었다. 의자에 앉아서 온라인 아카이브에 저장된 얄루 작가의 이전 작품 이미지를 클릭해서 바라볼 수 있었다. 빔프로젝터를 사용해 아카이브 공간의 벽면에 큰 크기로 투영된 이미지를 살펴볼 수도 있었다.
ESG경영의 핵심은 ‘차별 없는 문화세상’
기업은행은 꾸준히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젊은 작가를 발굴해 후원하는 ‘IBK&GMoMA 영 아티스트 2023’을 진행하며, 서울 을지로 본점 로비에서 오가영, 전현선, 이창운, 얄루 작가의 작품을 전시했다. 신작 제작비를 후원하고 개인전 개최와 홍보 등을 도왔다.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IBK예술로’도 빼놓을 수 없다.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시화국가산업단지의 신양금속공업 주변을 작가의 페인팅 작품 등으로 채웠다. 공장 내외부 공간과 담벼락, 보도블록, 전신주 등에 컬러풀한 그림을 그려 넣어 삭막한 산업단지를 새롭게 탄생시켰다.
올해에는 ‘IBK드림윙즈 2024’를 진행하고 있다. 미술에 재능을 갖고 있는 성인 발달장애인 작가를 발굴해 전시회를 열고, 아트 상품 개발 등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밖에도 문화 창작자와 지역 상권의 상생을 추구하는 대안 마켓인 ‘IBK아트프라자’, 다문화 통합을 위해 찾아가는 음악회인 ‘IBK모두다 콘서트’, 음악에 재능 있는 장애인 예술가와 전문가를 연결하는 ‘IBK 투게더’ 등 다양한 문화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은행이 예술 분야에 대한 후원을 지속하는 이유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기본에 충실한 지속가능 은행’을 비전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추진하며, 사회공헌부 내에 문화예술팀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CNB뉴스에 “ESG 경영의 일환으로 사회공헌부 문화예술팀이 아트 분야의 선순환 체계를 만들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차별 없는 문화 복지 증진과 문화예술계에 활력이 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