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인생을 다룬 뮤지컬이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3일 문화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경제계의 발전을 일군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을 다룬 뮤지컬 ‘더 리더(The Reader)’가 오는 5월 3~5일 서울 중구에 있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처음 공개된다.
뮤지컬 ‘더 리더’는 와이엠스토리가 제작을 맡았고, 부제는 ‘책 읽는 경영인’이다. 문학청년이기도 했던 신 명예회장의 삶을 재해석한 낭독 콘서트 형식으로, 12명의 배우와 오케스트라에 의해 한 권의 책을 읽는 듯한 포맷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명예회장은 우리나라가 일본에 식민 지배를 받던 1921년 경상남도 울주군에서 5남 5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1945년 단돈 83엔을 들고 일본으로 건너가 친구의 하숙방에서 살며 우유 배달 일을 시작했다. 와세다고등공업학교(현재 와세다대 이학부) 화학과를 졸업하고, 성실하게 일하던 그를 바라본 일본인 노인이 준 종잣돈으로 1944년 군수용 커팅오일 제조 공장을 시작하며 사업가의 세계에 발을 내딛었다.
해방 이후인 1946년 비누와 화장품 등을 만드는 공장을 설립하고, 1948년 껌을 생산하는 롯데를 시작했다. 1967년 롯데제과(현재 롯데웰푸드)를 세우며 한국으로 돌아오고, 롯데호텔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건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서울 잠실에 평생 숙원이던 롯데월드타워를 오픈하고 2020년 하늘의 별이 되었다.
신 명예회장은 문학청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롯데는 독일의 소설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장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샤롯데에서 인용했다. 서점에서 서서 책을 읽기도 했으며, 우리나라와 일본 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탐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학, 복지 사업에도 관심을 가졌다. 국내외 이웃들을 위해 사재를 출연해 1983년 롯데장학재단, 1994년 롯데복지재단을 설립했다. 회고록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에서 이런 사회공헌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롯데재단은 신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의장이 이끌고 있다. 신영자 의장의 장녀인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할아버지인 신 명예회장의 유지를 재조명하기 위해 이번 뮤지컬 제작비 일부를 지원하고, 소외계층을 위해 티켓을 후원할 계획이다. 롯데재단은 올해 사회공헌 사업비를 늘리고, 복지 및 장학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샤롯데문학상도 신설할 예정이다.
(CNB뉴스=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