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하기 무서운 시대 국물 간편식 인기
전문점 수준의 품질 앞세워 소비자 공략
식품사간 경쟁 치열…불황의 씁쓸한 풍경
MZ를 넘어 잘파? 집단보다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소비 세대가 유통가를 흔들고 있다. 웰빙, 가성비, 가치소비, 1인 문화 등이 이들의 주요 키워드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유통·식품업계의 뉴노멀을 CNB뉴스가 연속 보도한다. 두 번째 편은 불황으로 외식이 줄어든 틈을 타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간편식 ‘국물 요리’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는 식품업계 이야기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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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유통대전①] ‘맛·패키지·콘셉트’…식품업계, ‘스핀오프’ 열풍
식품업계가 따뜻한 국물 요리를 중심으로 한 ‘홈쿡’ 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이는 고물가에 외식은 부담스럽고 집에서 요리하기도 번거로운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상 청정원의 경우 간편식 브랜드 호밍스(Home:ings)를 앞세워 지난 1월 ‘국물 요리’ 3종을 발매했다. 신제품 3종은 ‘호밍스 김치어묵 우동전골’ ‘호밍스 불고기 낙지 전골’ ‘호밍스 우삼겹 대창 전골’로 구성됐고, 재료 손질이나 해동 과정 없이 15분 내외로 조리하면 메인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호밍스 김치어묵 우동전골은 김치 브랜드 ‘종가’의 볶음김치와 함께 어육 함량이 74% 이상인 모둠 어묵 3종, 정통 우동면이 어우러졌고 호밍스 불고기 낙지 전골은 1mm 두께로 썰은 소불고기와 낙지가 들어갔으며 호밍스 우삼겹 대창 전골은 소대창과 직화 초벌로 불향을 입힌 우삼겹이 들어있다.
오뚜기는 같은 달 컵밥 신제품 ‘얼큰순후추돼지국밥’을 선보였다. 얼큰순후추돼지국밥은 돈골농축액이 함유된 국물과 돼지고기, 오소리감투 등 건더기로 국밥 전문점 수준의 맛과 품질이 구현됐다. 국물과 순후추가 조화를 이루고, 컵밥 용기에 기존 순후추 패키지 디자인이 그대로 적용된 게 특징이다.
앞서 hy도 지난해 12월 ‘국물 밀키트’ 2종을 내놓은 바 있다. 신제품 2종은 한국식 중화우동 ‘차이797 차이우동’과 진한 국물의 ‘잇츠온 사골 떡만둣국’이다.
차이우동은 hy와 중식당 차이797이 함께 개발한 여섯 번째 밀키트로 새우와 오징어, 각종 야채를 특제 중화우동소스와 함께 끓여냈으며 사골 떡만둣국은 떡에 고기만두가 더해진 국물 요리로 특히 사골 육수에 멸치 육수가 더해졌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앞다퉈 국물 요리 제품들을 선보이는 이유는 비용·시간 측면에서 절약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특히 고물가 시대에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완제품 대신 집에서 요리가 가능한 제품들을 구매해 외식비를 줄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27조3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한 가운데 음·식료품은 29조869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13.1%)를 차지했다.
이러한 현상은 외식물가가 급격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자장면 1인분의 평균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7.6%, 김밥은 7.2%, 냉면은 6.9%, 김치찌개는 6.7% 올랐다.
특히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지난해 연간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3.9% 상승한 114.80이었다. 이런 상승폭은 재작년(6.0%)을 제외하고는 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다.
이에 식품기업들은 향후 가정에서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홈쿡’ 제품 발매에 한동안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고물가 시대에 외식이 부담스럽고, 탕 또는 찌개를 집에서 요리하는 데 드는 재료비와 재료 손질 과정이 엄두가 나질 않는 소비자들이 많다. 국물 요리 제품들은 이런 소비자층을 겨냥한 것”이라며 “각양각색의 소비자 입맛을 잡기 위해 기존 맛과 모양에서 차별화를 둔 제품들을 적극 발매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