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4.02.16 11:13:42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15일 창당준비위원회를 개최하고 신당 창당의 출범을 알리면서 親文(친문재인)계로 분류됐던 검사들이 합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조국신당’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동작구 한 카페에서 열린 창준위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전국의 모든 지역구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과 지지의 1:1 구도를 반드시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우리가 제대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당당한 원내 제3당이 되자”고 호소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은 검찰독재정권 심판으로 저희 당도 그에 맞는 역할을 하겠다”며 “압도적 의석을 가지고도 의안을 통과시키려 위장 탈당이라는 오명까지 써야 했던 21대 국회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조 전 장관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민주당과 연합하라고 하면 그렇게 노력하겠다”며 “반대로 지역구에서 1대1 정권 심판 구도를 만들고 비례에서 경쟁하라 하면 그렇게 따르겠다”고 민주당과의 연대 의사도 시사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총선이 끝난 이후에도 민주당의 발목을 잡는 정당이 되지 않겠다. 민주당보다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한 발 더 빨리 행동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직접 신당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인재 영입 기준에 대해서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신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께 신의를 지키는 사람, 국민과 약속을 지키는 사람 그런 좋은 분을 모셔오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선거연합에 거리를 두는 것은 물론, 위성정당 격인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을 추진하며 야권 소수세력과 함께 연석회의를 열고 있지만, 조국신당에는 선을 긋고 있어 조국신당이 큰 파급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윤석열 검찰 독재 타도’를 기치로 내세운 조국신당이 이성윤, 심재철, 박정은 등 친문계 검사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 인물로 문재인 정부 당시 서울중앙지검·서울고검 검사장으로 잇따라 승진 코스를 밟았으며, 서울지검장 시절에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가족 수사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던 이성윤 법무연구원 연구위원이다.
이 연구위원은 실제 지난 1일 조 전 장관의 북콘서트에 참석한 데 이어 14일 자신의 징계위 심사가 열리는 법무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국 신당 합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 부분은 중요한 선택지”라고 발언하는 등 조국신당 합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리고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징계를 주도한 심재철 전 서울남부지검장과 박정은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전북 완주 출신인 심 전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지냈으며, 최근 한 언론과의 만나 “총선 출마 생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최근 심경의 변화가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법무부 감찰담당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 의혹’으로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인 박 부장검사도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김건희 여사) ‘디올백’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며 사직서를 제출하고 조국신당 합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조국신당 한 핵심 관계자는 15일 CNB뉴스 기자와 만나 이들 친문계 검사들의 입당 가능성에 대해 “결정은 본인들이 판단할 문제이지만 신당이 검찰개혁을 가장 앞세우고 있으니 접촉은 하고 있다”면서 “모르긴 몰라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처럼 야권 일각에서는 "조국신당이 ‘親文검찰’ 영입해 ‘親尹검찰’을 친다"는 얘기가 돌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옥중에서 창당을 준비 중인 신당 이름이 당초 ‘정치검찰해체당’에서 ‘민주혁신당’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우당’(友黨)이 되겠다고 밝혀온 이들은 “현재 민주당 소속 등 현역 국회의원 5명의 영입이 확실시된다”고 주장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