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4.02.14 11:33:04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총선에 대비해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조 전 장관은 13일 부산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10일은 무도하고 무능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할 뿐만 아니라 복합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면서 “완전히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행동하고자 한다”고 주장하면서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한발 앞서 제시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 대한민국의 변화를 끌어내는 강소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조 전 장관은 총선 출마방식에 관해서는 “비례 혹은 지역구냐 하는 구체적 출마방식은 제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것이며 정당에 모인 분들이 원칙과 절차를 정할 것이고 그에 따라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으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통합 비례정당 관련 질문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조 전 장관은 “민주당에서 저 또는 제가 만드는 정당에 대해서 여러 가지 입장이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입장차이를 다 존중하지만 민주당에서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를 신경 쓰면서 저의 행보를 결정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일축하면서 ‘별도로 당을 만드는 이유’에 관한 질문에 “저는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이고 빨리 행동하는 정당, 더 강하게 싸우는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총선 목표가 대통령 탄핵이냐’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넓은 의미에서 탄핵하려면 200석이 필요한데 얼마나 어려운 과제겠느냐”면서 “총선에서 국민들이 윤석열 정부를 앞으로 3년 반 동안 더 보고 난 뒤에 교체하겠다고 하면 그 뜻에 따라야 하고, 국민께서 3년 반을 못 기다리겠다고 생각하시면 또 그 뜻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작금의 외교, 안보, 경제 등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들을 열거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도 제기했다.
조 전 장관은 “초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국가소멸 위기는 눈앞에 닥친 현실”이라며 “국민은 저성장과 양극화에 신음하고 있고 자영업자와 서민의 삶은 낭떠러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은 “우리가 힘들게 관리해 온 한반도 평화가 위협 받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우려하여 투자를 회피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산업 생태계와 기후변화의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답답하다 못해 숨이 막힌다. 정부 스스로 우리 평화를 위협하고 과학기술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비판하는 언론을 통제하고, 정적 제거와 정치 혐오만 부추기는 검찰 독재정치, 민생을 외면하는 무능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전날 경남 양산 자택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해 “다른 방법이 없다면 신당 창당을 통해서라도 윤석열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고 밝히자,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안에서 함께 정치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을 창당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힘을 싣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으로 최근 민주당이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기 위해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결정하면서 용혜인 의원의 기본소득당과 함께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 격인 ‘개혁연합신당’ 창당을 준비해왔다.
이에 민주당은 전 정권 핵심 인사인 조 전 장관이 정치 행보를 본격화하면 윤석열 정권 심판론 구도가 흐려질 수 있고 중도층 표심 이탈이 우려된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다소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더구나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데 이어 지난 8일 2심에서도 같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이에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조국 전 장관과 (야권 비례연합정당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면서 “현재 조 전 장관이 2심까지 현재 금고형 이상을 받았기 때문에 총선 전에 대법원에서 원심 파기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총선 출마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고위 관계자는 14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조 전 장관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가능성은 당 지도부도 공관위도 정권 심판론 선거 구도와 전략에 맞느냐고 하는 부분을 판단할 것”이라며 “조 전 장관과 함께 할 경우, 사법 리스크가 있는 데다 불공정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는 점에서 자칫 민주당 심판론으로 흐를 수 있어 좋은 그림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