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영환)는 6일 오는 4월 10일에 치러질 제22대 총선 공천 신청자 849명의 서류를 검토한 결과 부적격 기준에 따라 29명의 탈락자를 가려내 공천 심사에서 원천 배제하기로 해 다음 단계인 면접을 치를 수 없게 됐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클린공천지원단이 공천 신청자 전원을 대상으로 범죄 경력과 부적격 여부를 면밀히 검증한 결과, 공천 신청자 849명 중 29명이 부적격 대상자로 확정돼 개별 통지하겠다”며 “부적격자는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면접에 참여시키지 않는 등 공천 심사 과정에서 원천 배제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위원장은 “그분들이 부적격자라고는 하지만 훌륭한 분들이 많고 당 기준에 안 맞아서 그런 것이라 따로 발표는 안하겠지만 (부적격자 중) 현역 의원은 없다”고만 말했다.
이날 발표한 29명 중에는 ’딸 KT 부정채용’ 의혹에 따른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 2022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가 사면·복권을 받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비롯해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혐의로 의원직 상실 뒤 유죄가 확정됐다가 사면·복권된 이완영 전 의원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국민의힘은 윤리위원회 의결로 탈당 권유 이상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을 비롯해 성폭력 2차 가해, 직장 내 괴롭힘, 학교폭력, 마약범죄 등 ‘신(新) 4대 악’ 가해자나 입시·채용·병역·국적 비리 등 ‘4대 부적격 비리’로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사면·복권되더라도 공천에서 원천 배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 뇌물·알선수재 등 뇌물 관련 범죄, 사기·횡령 등 재산범죄,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 등 선거범죄로 집행유예 이상을 받은 경우, 성범죄나 아동·청소년 관련 범죄로 벌금형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도 공천 부적격 판정 대상이다.
이에 장동혁 사무총장은 부적격 판정 기준에 대해 “본래 부적격에 해당하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더라도 20년 이상 경과된 범죄에 대해 범죄 내용, 범죄 사실, 경중에 따라 예외를 인정한 경우도 있고, 아직 1심이 선고되지 않고 기소만 된 경우에도 범죄 내용이나 당사자의 변소(소명) 내용을 보고 부적격자로 포함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관위는 앞서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현역 의원에 대해 경선 득표율을 15% 감산하는 페널티를 주고, 동일 지역구 3회 이상 낙선자에 대해서는 경선 득표율의 30%를 감산하기로 한 바 있어,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의원에게 불이익을 주기로 한 규정을 모든 지역구에 예외 없이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행정구역 개편으로 유권자 변동이 있는 지역구, 당 약세 지역, 다른 당 소속으로 당선된 경력 등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의원 감점’ 규정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선거구 획정으로 지역구가 일부 조정돼 서류상 다른 지역구에서 3선 이상 중진이 된 한기호 의원(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이나 민주당을 탈당해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 그리고 대구 수성을에서 4선을 하고 수성갑으로 옮겨 5선이 된 주호영 의원도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중진’ 규정을 적용해 감점을 받게 됐다.
이에 정 위원장은 “이같이 결정한 배경은 정치 신인의 진입장벽을 최소화해 국민의 바람인 세대교체를 구현하겠다는 공관위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면서도 이의제기가 접수된 사안 중 탈당 경력자에 대한 ‘감점 규정’에 예외를 적용할지 여부는 이날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공관위는 만 59세를 초과했거나 장관급 정무직 공무원, 광역부단체장을 지낸 공천 신청자에 대해서는 정치 신인 가점을 주지 않기로 했으며, 다른 당 소속으로 주요 당직을 맡았거나 공직선거(당내 경선 포함)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경우나 시·도당위원장과 당협위원장을 지낸 경우에도 정치 신인 가점을 주지 않는다.
한편 공관위는 오는 설 연휴 직후인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중앙당사에서 공천 신청자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역별로 13일 서울·제주·광주, 14일 경기·인천·전북, 15일 경기·전남·충북·충남, 16일 세종·대전·경남·경북, 17일 강원·울산·부산·대구 순으로 면접이 이어진다.
이후 면접을 마치는 대로 단수 추천과 우선 추천, 경선 지역을 발표하고 현역 의원 컷오프 결과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