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공개 지지해 ‘사천((私薦)’ 논란으로 불거지며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 뇌관을 제공했던 장본인인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이 전격적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동훈의 남자’라 불리우는 김 비대위원은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22대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는다. 숙고 끝에 내린 저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제 결심”이라며 “서울 마포을 선거구를 포함한 4·10 총선 승리를 위해 비상대책위원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비대위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한 위원장이 지난달 마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공개 지지해 ‘사천 논란’이 일어난 지 18일 만이다.
특히 김 비대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에 대해 사과가 필요하다는 당내 흐름을 주도한 당사자로서 지난달 17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경중을 따지자면 디올백은 심각한 사건”이라며 “사과를 대통령이든 영부인이든, 표명하는 게 국민들의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프랑스 혁명 촉발 원인으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와 난잡한 사생활을 언급해 당정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같은 김 비대위원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이후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갈등이 증폭됐으며, 특히 여권 핵심부 일각에서 김 비대위원의 사퇴를 요구 한다는 이야기까지 돌기도 했다.
이에 김 비대위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사천 논란이 부담이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김 여사에 대한 사과 요구와 관련해 국민의힘의 거취 압박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당으로서는 본격적인 공천 심사를 앞두고 이뤄진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 선언이 공천 잡음을 사전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위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 인사는 5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 선언이 당과 사전에 논의가 없었지만 총선 승리에 가장 도움 되는 결정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인사는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로 당정 갈등이 봉합됐다고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차원의 문제와는 전혀 결을 달리한다”고 선을 그었으며, 향후 공천 과정에서 김 비대위원이 전략공천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천 기준에 따르면 신청하지 않은 분도 우선 추천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본인 의사”라고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한편, 마포을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마포을이 안동역인가?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오지 않는 국힘아~~~”라며 “비겁하게 딴사람 보내지 말고 ‘니가 와라 한동훈!’”이라고 가수 진성의 히트곡 ‘안동역’의 가사와 영화 의 대사를 패러디해 비꼬기도 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