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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새 닻 올린 장원재號 메리츠증권…키워드는 ‘리스크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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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4.01.09 09:31:46

업계 ‘리스크 관리통’ 지휘봉 잡아
‘공격적 투자’→‘내실 다지기’ 전환
위기관리·소매금융…양날개 ‘활짝’

 

메리츠증권 본사 사옥. (사진=메리츠증권)

건설업계 시공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이 법원에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본격화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의 공포감이 증권가에까지 번진 가운데, ‘리스크 관리의 장인’으로 불리는 메리츠증권 장원재 대표가 주목받고 있다. 장 대표는 증권업계의 대표적인 ‘리스크 관리통’으로, PF 우려를 덜어낼 최고의 적임자로 꼽힌다. ‘공격적 투자’에서 ‘안정적 자산운용’으로 전략을 바꿔 사업혁신에 나선 장 대표의 뒤를 밟아봤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주요 증권사 대표들의 새해 신년사 주제는 ‘리스크 관리’였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자산 손실 우려가 본격적으로 대두됐기 때문.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증권사의 PF 대출잔액은 6조 3000억원, 연체율은 13.85%에 달한다. 이는 저축은행(5.56%), 여전사(4.44%), 상호금융(4.18%), 보험(1.11%), 은행(0%)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채무변제에 있어 중·후순위거나 본 PF가 아닌 브릿지론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시름이 더 깊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 단연 주목받는 인물이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다. 장 대표는 증권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인 최희문 부회장의 뒤를 이어 작년 11월 혜성처럼 등장했다.

최 부회장이 14년 동안 지휘봉을 잡고 단기간에 메리츠증권을 글로벌 대형증권사 반열로 올린 데는 공격적인 영업전략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부동산금융 등 IB(투자은행)부문에서 영토를 급속히 넓힌 결과, 메리츠증권의 IB시장 점유율은 매년 높아져 10.5%(작년 상반기 기준)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사령탑이 장 대표로 교체된 것은 부동산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국내외 부동산 관련 대출규모는 1조7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다른 증권사에 비해 높은 편이라 꾸준한 충당금 적립에도 불구하고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장원재는 누구?   우려 불씨 제거할 ‘소방수’



장 대표는 이런 찜찜한 불씨를 말끔히 제거할 소방수로 통한다. 그의 이력을 보면 수긍이 간다.

 

메리츠증권 장원재 대표이사. (사진=메리츠증권)

장 대표는 서울대 수학과에서 학·석사 과정을 밟은 뒤 미네소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공계 박사 출신 최초로 삼성증권에 입사해 2014년까지 삼성증권 최고 위기관리자(CRO·Chief Risk Officer)로 있다가 2015년 메리츠화재 리스크관리팀장(상무)으로 적을 옮겼다.

2017년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화재 CRO 전무로 승진해 본격적으로 메리츠화재의 리스크 관리를 담당했고, 2020년 CRO 부사장에 올라 메리츠화재의 리스크 관리를 진두지휘했다. CRO는 금융사의 자본 적정성과 자산 건전성 등 경영 안정성 지표를 통제하고 사업 전반에 걸쳐 리스크를 미리 인지해 관리하는 중책이다.

이처럼 장 대표가 위기 관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온 만큼, 현재 불안정한 증시 상황과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서 메리츠증권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적임자로 꼽힌다. 리스크 관리뿐 아니라 금융공학, 자산운용, 상품기획 등에서도 이미 실력을 입증해 기대감이 크다.
 


첫째 과제는?   부채 줄이고 재무안정



장 대표의 첫 번째 과제는 우발부채 규모를 줄이는 일이다. 메리츠증권의 작년 3분기 기준 우발부채는 5조3815억원, 자기자본 대비 97.8%에 이른다. 이는 대형증권사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며, 이중 상당 부분이 부동산 PF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메리츠증권은 최근 기존 PF 부문을 축소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쪽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업금융·부동산금융·PF 등으로 나눴던 IB 3개 부서를 단일 본부 체제로 전환한 것. 통합본부는 IB사업과 리스크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장 대표는 안일했던 내부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메리츠증권은 내부 직원들의 사모 전환사채(CB) 부당거래 의혹(미리 입수한 정보로 부당이득을 취한 사건)으로 몸살을 앓았다. 작년 가을 국정감사 때 증인으로 출석한 최희문 부회장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 사건 직후 취임한 장 대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윤리 경영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 안에 구성된 감사·리스크 관리·보수·임원후보 추천·집행위원회 등 5개의 위원회를 다시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상대로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준법교육의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은 ‘금융인의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윤리강령으로 기본으로 삼고 있다.
 


새해 먹거리는?   개인고객 중심 ‘리테일’



이처럼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한편으로는 손실 부담이 적은 소매금융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올린다는 복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장 대표가 부사장 시절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해 출시한 ‘슈퍼365 계좌’다. 이 계좌는 주식계좌에 남아있는 예수금에 일복리 이자수익을 제공하는 RP환매조건부 채권 자동투자 서비스를 비롯해 국내·해외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국내 최저수준 수수료로 거래할 수 있는 비대면 전용 종합 투자계좌다.

2022년말 출시한 이 계좌 덕분에 디지털금융센터 예탁자산이 지난달 4000억원을 돌파했다. 계좌 출시 당시 예탁자산이 1100억원 규모였으니 1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최근 메리츠증권이 고객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8%(매우만족 40.7%, 만족 45.1%)가 365 계좌에 만족하고 있었다.

 

메리츠증권의 대표적인 개인금융상품인 ‘슈퍼365계좌’의 홍보 포스터. (메리츠증권 홈페이지 캡처)

장 대표는 최근 세법개정으로 900만원까지 세액공제(공제율 최대 15%)가 확대된 연금저축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작년 7월 우리은행과 퇴직연금사업 업무협약을 체결, 메리츠의 원리금보장형 파생결합사채(ELB/DLB) 상품을 우리은행 퇴직연금 고객에 판매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메리츠증권 뿐 아니라 타증권사 개인형퇴직연금(IRP)·확정기여형(DC) 계좌에 고금리의 DLB를 공급해 직장인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밖에도 장 대표는 맞춤형 신탁, 채권 등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히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개인 고객 대상의 리테일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침체가 예상되고 있는 시기라 리스크를 동반하는 PF금융보다는 개인고객 중심의 리테일 부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쪽으로 증권사들의 수익모델이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한평생 리스크 관리와 리테일 부문에서 실력을 인정받아오다 메리츠증권의 새로운 수장이 된 장원재 대표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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