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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신년사 행간읽기①] KB·신한·하나·우리금융…새해 키워드는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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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24.01.05 09:23:51

땅짚고 헤엄치기식 이자 장사, 비난 직면
새해에도 실적행진 예상되지만 ‘표정관리’
고객 신뢰·사회적 책임 등 상생금융 표방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사진=각 지주사)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신년사를 통해 던진 화두는 ‘위기 돌파’였다. 글로벌 경기불황 속에서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으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에 CNB뉴스가 기업·산업별로 신년사에 담긴 의미를 분석해 연재한다. 첫 번째는 ‘이자 장사’라는 꼬리표를 떼내기 위해 ‘상생’에 초점을 맞춘 4대 금융그룹이다. <편집자주>


 


2024년 금융산업 전망은 크게 나쁘지 않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한국금융연구원 등은 올해 완만한 경기회복으로 성장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겠으나, 수익성은 고금리 기조의 지속 기간에 따라 업종 간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업이 보합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보험업이 비교적 양호한 반면, 여신전문업의 부진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행권의 경우 대손비용이 증가해 당기순이익이 2023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위험이 상승해 대출 공급이 축소되고, 금리가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유지돼 대출 수요가 높지 않아서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

2019년 이후 저축은행, 캐피탈사, 증권사 등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향후 미분양 우려가 큰 고위험 사업장과 환금성이 낮은 부실 우려 아파트 사업장에 대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향후 고금리 상황 및 부동산시장 정체 장기화의 경우 부실 현재화 가능성이 높아 부담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우려가 상존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실적 고공행진은 변함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7조 2316억원으로 지난해 순익 추정치인 16조 5510억원보다 4.1%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의 핵심 주력사인 은행만 놓고 보면 순이자마진(NIM)이 소폭 줄어들더라도 가계 및 기업대출 잔액 증가세가 뒤따를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경기침체 속 외려 눈부신 실적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 갱신을 이어나가고 있는 금융지주사들로서는 이런 전망을 대놓고 반기기는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별다른 노력 없이 손쉬운 예대차익(예금-대출 간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경기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이자 장사’를 통해 배를 불리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야당발 횡재세 도입 움직임과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서 대규모 민생금융 지원책을 부랴부랴 내놓고 본격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갑진년(甲辰年) 금융지주사들의 경영 키워드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상생’에 맞춰지고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 “상생과 공존”


 

양종희 KB금융 회장. (사진=KB금융)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존의 방법이 ‘경쟁과 생존’이었다면 이제는 ‘상생과 공존’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새해를 맞아 ‘고객’의 범주에 ‘사회’를 포함한 KB-고객-사회의 ‘공동 상생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부(富)의 양극화로 사회 곳곳에 취약계층이 확대됨에 따라, 금융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상황을 직시하며 ‘상생과 공존’의 패러다임을 적용해 ‘KB의 고객’을 ‘국민, 그리고 사회 전체’로 그 범위를 확대해 재정의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지주 및 은행의 ESG본부를 ‘ESG상생본부’로 확대 개편했으며, ESG(환경 Environment, 사회 Social, 지배구조 Governance)를 금융 비즈니스 자체에 구현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상생모델’을 구체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서 고객을 섬기는 철학을 바탕으로 상품·서비스 판매 원칙을 전면 재정립하기 위해 ‘대(對)고객 상품판매 철학/원칙 TFT’를 구성했고, 은행 소비자보호그룹 산하에 ‘투자상품관리부’를 신설해 ‘공동의 상생’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다.

이 밖에도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KB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줄 수 있는 회사 ▲주주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을 구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고객중심”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사진=신한금융)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경영 슬로건으로 ‘고객중심, 일류(一流)신한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을 내걸었다.

고객중심은 신한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자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 키워드라는 것. 규모와 성과에만 몰두한다면 ‘고객’이라는 본질을 놓칠 수 있기에 고객의 성장이 신한의 성장이라는 지론이다.

이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담대심소(膽大心小)와 이택상주(麗澤相注)를 제시했다. 담대심소는 도량은 넓고 크되, 마음은 늘 작은 부분까지 깊이 살펴야 한다는 뜻으로, 도전적인 목표 설정과 고객에 대한 세심한 정성을 통해 일류를 완성해 나간다는 그림이다.

또, 두 개의 맞닿은 연못은 서로 물을 대어주며 함께 공존한다는 이택상주에 빗대 우리 사회와 이웃을 위한 상생의 가치를 높이는 지속가능경영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의 기준은 고객이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혼자만의 생존은 불가능하고 자신을 둘러싼 모두의 가치를 높이고자 힘쓰는 기업만이 오랫동안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진 회장은 직원들에게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으로 ESG, 디지털, 글로벌을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신한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간다는 마음으로 노력하고, 스스로를 철저히 돌아보는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고객중심, 一流신한’의 꿈에 가까이 다가가자고 주문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함께하는 착한 금융”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사진=하나금융)

“하나금융그룹은 잠시 멈춰서서 우리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봐야 한다”

2024년 새해 아침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깊은 고심에서 던진 화두다. 1991년 은행 설립이래, 하나금융은 수많은 위기와 역경을 이겨내며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고 전제했다. 물론 올 한 해도 엄격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하에 내실과 협업을 기반으로 업의 경쟁력과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신영토 확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함 회장은 성찰에 방점을 찍었다.

가산금리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과 원가를 산정함에 있어, 신용등급 체계는 적정한지, 우량 신용정보 수집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확보한 정보는 제대로 활용했는지, 금리 감면요청 전에 선제적인 제안은 할 수 없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는 취지다.

손님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진심이 잘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나금융의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성장을 멈추자는 것도, 무작정 나누자는 것도 아니다. 가입자수 300만명을 넘어선 ‘트래블 로그’는 수수료는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고객의 편의와 혜택은 극대화해 직원들이 자신있게 권유할 수 있었다는 예를 들었다.

함 회장은 이처럼 ‘손님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하는’ 진심을 바탕으로 고객·직원·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생하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신뢰받는 동반자로 거듭나겠다고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사회적 신뢰도 높여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사진=우리금융)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동안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면 올해에는 실력을 온전히 발휘, 고객과 시장이 우리금융의 변화된 모습을 체감할 수 있도록 명확한 성과들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직시했다.

이에 올해의 경영목표를 ‘선도 금융그룹 도약 역량집중·시너지·소통’으로 수립했다.

차별화된 선택과 집중의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그룹 시너지를 더욱 강화하면서 고객·직원 모두와 활발히 소통하는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반드시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임종룡 회장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2024년 그룹 전임직원이 함께 ▲그룹의 ‘핵심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기반’ 확보 ▲‘철저한 리스크관리’로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 ▲‘그룹 시너지’의 영역을 더욱 확대 ▲‘디지털/IT’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 ▲‘기업문화 혁신’은 고도화하고 ‘사회적 신뢰도’는 높여 나가겠다 등 비전 5가지를 세웠다.

이를 통해 고객이 가장 신뢰하는 금융그룹이 되겠다는 다짐이다. 특히 ‘사회적 신뢰도’ 제고를 위해 ‘상생’에 힘을 주고 있다.

임 회장은 “고객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상생금융 지원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그룹의 브랜드 위상을 강화해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선도 금융그룹 도약’을 달성하기 위한 마음가짐으로 ▲임직원 개인의 ‘열의’ ▲선후배·동료를 향한 ‘감사’ ▲전체 팀워크 ‘합심’을 독려했다.

(CNB뉴스=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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