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허은아 전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고 이준석 전 대표가 창당을 추진 중인 ‘개혁신당’에 합류해 국민의힘 천하람 전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 등과 함께 '찬아용인'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다.
허 전 의원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며 “이대로는 우리가 상상조차 하기 싫어하는 민주당이 압승하는 세상, 공정의 가치가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허 전 의원은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오셔서 윤색을 한다고, 급하게 인테리어를 바꾼다고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며 “우리 국민들께서 그렇게 간단한 분들이 아니다. 비겁한 자들에게는 세상을 바꿀 기회를 결코 주지 않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전 의원은 탈당 선언과 동시에 이 전 대표가 준비하는 개혁신당에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개혁)신당이 만고의 정답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명백히 어려운 길이지만 그길이 꽃길이어서가 아니라, 가야할 길이어서 가보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로써 이준석계인 ‘천아용인(천 전 위원장·허 전 의원·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도의원)’ 가운데 김 전 최고위원만 빼고 모두 개혁신당에 모이게 돼 당내에는 개혁신당 합류를 고민하는 일부 의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천 과청에서 추가 이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명분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정치권 세태에서 탈당하면 바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세비는 물론, 보좌진 채용 등 의원으로서 혜택을 남은 임기 동안 내려놓게 되고 특히 후원회도 해산돼 잔여 후원금은 원 소속 정당에 인계되기 때문에 비례대표 의원의 탈당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따라서 허 전 의원의 선택은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 합류를 선언하고도 탈당을 거부하고 있는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사례와도 비교되고 있다.
정의당은 지난달 17일 류 의원의 행위를 ‘해당 행위’로 규정하고 탈당을 요구하면서 아울러 류 의원의 전국위원, 지역위원장 등의 당직을 박탈했으나 류 의원은 여러차례 탈당을 거부하며 버티고 있다.
류 의원은 지난달 29일 한 방송에 출연해 “과거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으로 가던 때 노회찬, 심상정 두 분이 진보신당 만들고 당대표까지 맡는 이중 당적인 채로 3월까지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탈당하지않고 신당 활동을 하는게 내가 처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20대 국회 때도 새누리당 분당 사태 당시 비례대표였던 김현아 전 의원이 바른정당 의원총회에 참여하면서 탈당은 하지 않아 논란이 된 바 있으며, 그리고 국민의힘과 2년 가까이 사실상 ‘한지붕 두가족’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또 한명의 비례대표인 국민의힘 권은희 의원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권 의원은 지난 2022년 12월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 당시에 당론과 달리 혼자만 야당과 뜻을 같이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통과 당시 국민의힘은 ‘쌍특검법’ 표결에 항의하며 본회의장을 빠져나갔지만, 권 의원은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앞서 권 의원은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당시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3선에 올랐으나 지난 대선 이후 안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하면서 권 의원도 국민의힘 당적을 갖게 된 것이다. 당시 권 의원은 합당에 반대하며 제명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허 전 의원이 탈당함으로써 체육계 ‘미투 1호’로 알려진 테니스 선수 출신 김은희씨가 의원직을 승계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