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3.12.22 11:04:55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고 법무부를 떠난 한동훈 전 장관이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지해주시는 의견 못지않게 비판해주시는 다양한 의견도 경청하고 존중하면서 끝까지 계속 가보겠다. 용기와 헌신으로 해내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면서 “국민의 상식과 국민의 생각이라는 나침반을 갖고 앞장서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전 장관은 “비상한 현실 앞에서 막연한 자신감보다 동료 시민과 나라를 위해 잘 해야만 하겠다는 책임감을 더 크게 느낀다”며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이면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았어도, 스트라이크인지 아웃인지 애매해도 후회없이 휘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식있는 동료시민과 함께 미래를 위한 길을 만들고 같이 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 전 장관은 “공공선 추구라는 큰 의미에서의 정치는 벌써 20년째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마음 그대로 현실 정치에 들어가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당내 여러 목소리를 어떻게 통합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이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수록 강해진다. 다양한 목소리를 잘 듣고 결과적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겨야 할 때 이기는 정당으로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를 피력했다.
또한 한 전 장관은 ‘건강한 당정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정부든 모두 국민을 위해 일하고 협력해야 하는 기관으로 특히 국민의힘은 비록 소수당이지만 대선에 승리해 행정을 담당하는 이점이 있다”면서 “따라서 국민의힘의 정책은 곧 실천이지만 민주당이 하는 정책은 약속일 뿐이고 그것은 큰 차이로 그 시너지를 잘 이해하고 활용해 국민들께 필요한 정책을 실천에 옮기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전 장관은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해서는 “국민을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을 모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으며, 이준석 전 대표 등 신당 창당을 예고한 인사들을 만날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특정 사람에 대해 따로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당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은 이날 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로부터 비대위원장 제의를 받아 즉시 수락한 뒤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며,윤 대통령은 면직안을 재가했다.
지난해 5월 17일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지 1년 7개월여 만에 법무부를 떠난 한 전 장관은 오는 오는 26일 국민의힘 전국위 의결을 거쳐 비대위원장으로 정식으로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장관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이후 꾸려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당시 수사팀장이던 윤 대통령의 수사팀에 참여해 호흡을 맞췄으며, 2017년 문재인 정부 취임 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하자 한 지명자는 반부패·특수수사를 총괄하는 3차장검사를, 그리고 2019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되자 한 장관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맡으며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한 전 장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눈 밖에 나게 됐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된 데 이어 검언유착 의혹으로 2년여 간의 수사를 받았지만, 지난해 윤 대통령이 당선된 뒤 첫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돼 다시 한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한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에는 주로 민주당의 공세에 맞서는 데 초점을 둬 여러 악연이 얽혀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영등포구 대림동의 ‘큰숲 경로당’에서 배식 봉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취임을 축하한다”며 “집권여당 책임자로서 주어진 책임과 임무를 잘 수행해주길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