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KU융합과학기술원 스마트운행체공학과 ‘AutoKU’ 팀이 세계 처음의 자율주행 레이싱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달 경기도 용인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건국대 로고와 ‘AutoKU-R’ 팀명을 붙인 아이오닉5가 자율주행을 시작했다. 속도는 최대 시속 130km까지 올랐고, 선두를 지킨 AutoKU-R팀의 차량은 우승을 차지해 상금 1억원과 함께 현대자동차그룹 채용 특전과 미국 현대차 연구소 견학 기회를 얻었다.
‘현대자동차그룹 자율주행 챌린지’는 대학·대학원생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우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현대차그룹이 2010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율주행 경진대회다. 올해 세계 처음으로 양산차(아이오닉5) 기반 서킷 자율주행 레이싱 경기 형태로 진행했다.
이번 대회는 5월 가상 서킷(Virtual Track) 자율주행으로 시작했다. 총 18개 팀이 예선을 거쳐 9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고, 건국대 AutoKU-V팀은 최종 2위를 차지해 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11월 현실 서킷(Real Track) 부문에 지원한 팀은 총 9개 대학 16팀이었다. 서류 및 발표, 현장심사를 거쳐 5개 대학(건국대, 성균관대, 인하대, 충북대, 카이스트) 6개 팀이 예선에 진출했고, 예선에서 건국대, 인하대, 카이스트 3개 팀이 최종 결승전에 올랐다.
건국대 AutoKU-R팀은 카이스트 ‘유레카-R(EureCar-R)’, 인하대 ‘에임(AIM)’ 팀을 제치고 우승을 따냈다. 총 주행 시간은 27분 25초, 베스트랩 기록 1분 49초였다. 이어 결승선에 들어온 카이스트는 29분 31초였다.
이번 경기에 참여한 건국대 AutoKU 팀원은 나유승 박사과정(Real Track 팀장), 강정훈 석사과정(Virtual Track 팀장), 김소영 박사과정, 석지원 석박사통합과정, 이준희 석사과정, 하진수 석사과정, 소경운 학석사통합과정, 이종현 석사과정, 조재영 석사과정, 이재환 석사과정, 강현욱 학석사통합과정 총 11명이다.
이번 대회에서 팀을 이끈 나유승 박사과정은 “그동안 연구실에서 연구하고 개발한 기술들을 적용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면서 “이번 대회를 위해 준비한 기술들에 아직까지 미흡한 점들이 많다. 저속부터 고속 환경까지 탑승자들이 안전함과 편안함을 느끼며 자율주행 자동차를 믿고 탑승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들을 계속해서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utoKU팀은 지난달 21일 열린 ‘2023 산학 프로젝트 챌린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올해 4회째인 이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산업혁신인재성장 지원사업’ 지원을 받는 석·박사 학생이 기업과의 산학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한 혁신 성과를 겨루는 행사다. 올해 총 489개 팀이 참여해 최우수상인 산업부 장관상 10팀과 우수상인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상 10팀을 선정했다.
나유승 박사과정생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장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 자율주행 기업 에이스랩과 함께 ‘5G 기반 Dynamic 맵과 자율주행차 동적정보 연동을 통한 자동발렛 주차 시스템 연구’를 주제로 5G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활용한 자동발렛 주차 시스템을 선보였다.
올해 건국대 팀은 자율주행 기업 에이스랩과 함께 ‘전역 최적화 및 강화 학습 기반 제어기 자동 튜닝 기술 연구’ 주제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제어 기술은 탑승자의 안전과 승차감을 결정하는 기술로, 제어 시스템 내 다양한 매개변수(parameter)들을 적절하게 설정해야 하지만, 적절한 값을 찾기 위해 제어 시스템 개발자가 직접 테스트 장소에 가서 자율주행 자동차에 탑승해 값을 수정해 나가야 하므로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건국대 팀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실제 차량이 잘 모사된 시뮬레이터와 강화학습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 자동차 내 제어 시스템 파라미터들을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설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사람이 1주일 이상 파라미터 설정해야 했지만, 해당 기술로 14시간만에 사람의 개입 없이 적절한 파라미터를 설정할 수 있어 파라미터 조정에 소모되는 많은 시간과 인력을 줄일 수 있었다.
건국대 조기춘 지도교수는 “복잡하고 어려운 자율주행 환경에서 안전하고 빠르게 주행하기 위해 학생들은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알고리즘을 개발한다”며 “수많은 시나리오에 대응하기 위해 밤낮없이 연구하고 고민한 결과들이 빛을 발해 지도교수로서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