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지난 7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사건의 초동대처 부실 및 사실 은폐, 수사결과 왜곡 등 위법·부당한 행위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이대준 씨(공무원) 사망 전에 손을 놓고 방치했고, 북한의 피살·시신 소각 후에는 사건을 덮으며 ‘자진 월북’으로 몰아갔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이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왜 우리 공무원의 북한 해역 표류 사실이 피살 3시간 전에 (문재인)대통령에게 보고됐는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냐”고 질타했다.
이번 감사원의 감사결과와 안 의원의 발언을 보면, 지난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세월호 사건 또한 정부의 초동대처 미흡과 이후 대처가 많은 질타를 받았다. 재난대응의 초동조치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로 거론될 만큼 향후 재난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순간으로 꼽힌다.
헌법재판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정문에서 “재난대응 과정에서 최적의 판단과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재난대응의 미흡함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는 것은 규범적 심판절차인 탄핵심판절차의 본질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며 탄핵 사유로는 기각됐지만, 세월호 사건은 국민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분노하고 질타했던 사유에 속한다.
안 의원은 감사원의 발표를 토대로 “문 정부가 표류 사실을 알고도 방치했으며, 피살 뒤에는 보안 유지 지침을 내리고 시신 소각 상황을 알고도 불확실하다거나 부유물을 소각했다는 등의 거짓 은폐를 기도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이 발생한)그날 밤 유엔 총회에서는 사전 녹화된 문 전 대통령의 ‘한반도 종전 선언 연설 방송’이 있었다”며 “대통령의 ‘종전 선언’ 때문에 북한에 의해 우리 국민이 죽어 가는 만행조차 눈감은 것입니까?”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이 지난 2020년 9월 22일 발생했고, 문 전 대통령은 같은 해 미국 현지시간 22일(한국 23일 새벽)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사전 녹화된 ‘종전 선언’이 내용이 담긴 기조연설을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안 의원은 “그 전후의 모든 은폐 조작 정황을 알고도 방조한 것인지 여전히 묻고 있으며, 문 전 대통령의 진실 된 답을 바라고 있다”며 “문 전 대통령은 역사 앞에서 이제라도 솔직하게 임하고, 무엇보다 유족분들께 전중히 사과하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CNB뉴스=황수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