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3.11.09 12:11:33
12월 신당 창당이 유력한 이준석 전 대표가 영남 지역의 친윤 초·재선과 일부 중진들을 겨냥해 “저 사람들이 저렇게 편하게 정치하도록 놔두고 싶지 않다”고 말해 ‘이준석 신당’이 영남에서 깃발을 꽂은 뒤, 본인은 내년 총선서 대구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떠오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8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함께 출연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대구경북(TK)에서 강하게 승부를 보는 신당이고, 이준석 전 대표는 TK에 출마하고, 유승민 전 의원은 수도권에 출마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치개혁이라고 한다면 가장 어려운 승부를 봐야한다. 가장 어렵게 붙어야 한다”며 영남 기반 신당 창당, 대구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제가 보수정당 당 대표를 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던 건 이 당이 권력자만 바라보면 되는 영남 정치인들과 살기 위해 끊임없이 확장해야하는 수도권 정치인들이라는 너무 이질적인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영남 지역 중진들을 향해 “저는 저 사람들이 저렇게 편하게 정치하도록 놔두고 싶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이 전 대표는 “국민과 전혀 상관없이 권력자들만 바라보면서 또는 침묵하는 사람들이 최소한 경각심을 느끼게 하는것도 보수정당 정상화를 위해,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신당의 스펙트럼이 어디로 정해질지 모르기 때문에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신당 지지율에 따라 만약 신당이 TK 지역에서 지지율을 상당히 얻어서 제가 출마하는 게 그렇게 쎈 도전이 아니라고 한다면 전남 해남 완도 진도 바로 옆에서도 (출마할 수 있다)”면서 “국민의힘으로서 어려운 것과 무소속으로 어려운 것과 신당으로서 어려운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출마 지역을) 고를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비례대표는 당의 크기를 키워야 하는 입장에서, 돌격 앞으로 해야 하는 상황에서 돌격 뒤로 갈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비례대표로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유 전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 전 의원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대화할 필요도 없다. 바른미래당으로 합칠 당시 노선투쟁이 너무 심했다. 만약에 같이 할거면 일치하지 않는 지점에 대해 조율을 해야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한 이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금태섭 전 의원, 양향자 의원 등으로 구성된 ‘금요연석회회의’와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금 전 의원을 만나보라고 해서 ‘그러지요’라고 한 것밖에 없다”며 “(금요연석회의에서) 제가 들은 유일한 이름이 금 전 의원이다. 이번 주 중에 만나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두 사람은 오는 10일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오찬 회동을 하기로 했다. 이 전 대표와 금 전 의원이 사적으로 만나는 건 처음이다.
이 전 대표는 신당의 스펙트럼에 대해서는 “정의당까지 갈 수 있다. 단 그 정의당은 지금의 정의당이 아니라 6411번 버스를 타는 노동자들의 삶에 당의 지향을 맞추겠다고 했던 노회찬의 정의당”이라면서 “노회찬에 가까운 아젠다들을 넓게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 전 대표가 당초 수도권 중도층을 겨냥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신당을 통해 전통 보수 텃밭인 영남 지역을 집중공략 한다는 할 것이라는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연일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그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을 넘어 최근엔 접촉한 인사들의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다.
반면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가 탈당 및 창당을 할 수가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영남권 한 중진의원은 9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준석 전 대표는 절대 탈당할 수가 없다. 명분도 없고 같이 할 사람도 없다”면서 “분명히 총선 전까지 본인 몸값 올리다가 막판에 본인 지분을 요구하면서 잔류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도 이른바 ‘조국 신당’이 거론되는 등 여러 정치 지형의 변화가 예고된 상황이라, 추후 이준석 신당의 폭발력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이르게 될 지는 미지수라는 관측 속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총선 국면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되면 신당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