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인도 뉴델리에서 인도산업협회(CII, Confederation of Indian Industries)와 공동으로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한-인도 수교 50주년을 맞아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한국무역협회 정만기 부회장, 산지브 푸리(Sanjiv Puri) 인도산업협회(CII) 회장, 장재복 주인도 한국대사, 라제시 쿠마르 싱(Rajesh Kumar Singh) 인도 산업무역진흥청(DPIIT) 차관 등 양국 기업인 및 정부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수교 당시 1400만 달러에 불과하던 한-인도 양국의 교역은 지난해 278억 달러로 50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해 왔다”며 “14억명의 거대한 시장, 풍부한 노동력,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분야의 고급 인력, 산업인프라 지속 개선 등으로 투자지로서 인도의 매력도가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 양국의 교역과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만기 부회장은 “방위산업, IT, 바이오, 그린전환 산업 등 미래 산업이 양국의 유망 협력 분야로 떠오르고 있어 해당 분야 기업 간 교류도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지난 2010년 발효된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은 양국 교역 증가에 크게 기여했지만 글로벌 무역 환경과 양국의 산업 입지가 변화해 온 만큼 이의 개선이 필요해 조속 재협상이 마무리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정 부회장은 “무역협회 자체 조사에 따르면 우리 기업은 인도와 교역 시 CEPA 적용 범위의 모호성, 인증 취득 과정의 복잡성, 원산지 증명 어려움 등 애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인도 측이 애로 해소에 나선다면 한국 기업들의 인도와의 협력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지브 푸리 인도산업협회 회장은 “인도는 지난 2년간 14개 주요 제조 부문에 약 26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왔고 인프라 구축과 투자 유치를 목표로 오는 2025년까지 1조 9000억 달러의 지출이 예정되어 있다”며 “그동안 인도와 한국의 협력 분야는 전자, 석유화학, 자동차 등에 집중되었지만 앞으로 스타트업, 에너지, 제약 등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해 나갈 것이고 CII의 오랜 동반자인 무역협회와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밋 쿠마르 주한 인도대사는 영상을 통해 “G7, G20 정상회의를 통해 양국 정상은 두 국가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공고히 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양국 간 소통 및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는 규제 자율화와 구조적 혁신을 통해 비즈니스 환경을 빠르게 개선시키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과의 협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장재복 주인도 한국대사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등 세계 지정학적 불안정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세계 정세가 예측이 어렵고 분열될수록 한국과 인도처럼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는 국가들끼리 더욱 긴밀하게 협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산업 발전 및 첨단기술과 인도의 뛰어난 인적 자본 및 풍부한 자원이 시너지를 발휘해 50년간 경제 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며 “향후 그린수소, 전기차와 같이 미래 산업들도 양국 간 협력이 유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제시 쿠마르 싱 인도 산업무역진흥청 차관은 “인도 정부는 비즈니스 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4만여개의 규정을 간소화했으며 앞으로도 인베스트 인디아 한국 전담팀 마련과 같이 양국 정부의 협력적인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포럼 전날에도 정 부회장과 면담을 통해 이야기한 바와 같이 한국 기업들의 세무‧인증 등 정책에 대한 정보 부족, 복잡한 인증 획득 절차와 획득 지연 등을 해결하고 호주, 아랍에미리트, EU FTA 관련 업무가 마무리되는 6개월 이후부터 한-인도 CEPA 업그레이드 협상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조충제 델리 사무소장은 “IMF에 따르면 내년 세계 경제는 2.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인도는 6.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도와의 효과적인 경제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 및 공급망 다변화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무역협회 박진우 차장은 “인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립 인도 정책(Self-Reliant India)의 효과적인 달성을 위한 한국 기업과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기술·인재 교류,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혁신 스타트업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CJ 다슬의 전성용 부장은 “기업 친화적 환경과 주요 시장과 가까운 지정학적 이점으로 인해 인도 물류 산업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며 “인도 내 수송 사업 역량 강화와 물류 센터 운영 능력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우리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을 인도 산업무역진흥청에 전달했다. 인도 산업무역진흥청 관계자는 인도 정부는 한국 기업들의 애로 및 건의 사항들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한국무역협회는 향후에도 인도 진출 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인도 정부 및 경제단체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