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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챙긴 尹대통령, 이재명 대표와 세차례 손잡아…취임 후 첫 소통 자리

李 “민심 청취” 제안에 尹 “그러겠다” 화답…시정연설서 이례적으로 야당 먼저 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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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3.11.01 12:22:03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달 31일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앞서 열린 국회의장(오른쪽), 여야 지도부, 5부요인 사전 환담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 김영주·정우택 부의장님. 또 함께해주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님. 이정미 정의당 대표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달 3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을 시작하면서 통상 여야 순으로 호명하는 정치권의 관례를 깨고 야당 대표를 먼저 호명한 데 이어 이후에도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님. 그리고 여야 의원 여러분”이라며 민주당과 국민의힘 순으로 원내대표를 호명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시정연설에서는 당시 민주당이 야권에 대한 전방위 수사·감사 등에 반발해 시정연설 자체를 ‘보이콧’했던 상황에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과 의원 여러분”으로 연설을 시작했던 장면과 대비하면 격세지감으로 이러한 호명 부분은 윤 대통령이 직접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여야와 함께 경제 복합위기 등을 타개하고 안보 불안을 극복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를 담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 공식 행사에서 민주당 이 대표와 몇 차례 조우하면서도 이 대표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인사말을 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이날 이 대표를 직접 거명하며 인사를 건넨 것도 다소 생소한 모습이었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예산 정국을 앞두고 거대 야당의 수장인 이 대표의 협력을 얻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시정연설 전 가진 사전환담에서 5부 요인(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민주당 이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여야 지도부를 만나 약 20분간 대화에서도 민심 청취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공개된 사전환담회장에 입장한 윤 대통령은 민주당 이 대표를 향해 “오셨어요? 오랜만입니다”라고 악수를 한데 이어, 환담회에서 먼저 이 대표가 “민심을 많이 살펴야 한다”고 제안하자 선뜻 “그러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져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이 대표와 공식석상에서 소통한 것은 사실상 처음인 점을 감안한다면, 산뜻한 출발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어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도 맨 뒷줄에 있던 민주당 홍 원내대표와 이 대표의 순서로 악수하는 등 야권을 향한 협조 제스처를 취했다.

의석에 앉아있던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다가오자 일어서서 웃으며 시정연설에 앞서 진행된 사전환담에 이은 두 번째 악수를 했으며, 윤 대통령은 이후 연단으로 이동하면서도 통로 쪽 의석에 앉아있던 민주당 의원들 위주로 악수를 건넸다.

윤 대통령 입장과 함께 기립 박수를 보내던 국민의힘 의원들과 달리 민주당 의원들은 손뼉을 치지 않고 착석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먼저 손을 건네자 상당수 민주당 의원은 일어나 손을 잡았으나 임종성·이형석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다소 굳은 표정으로 손을 잡았으며, 이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다가가는 윤 대통령을 바라보지 않고 정면을 응시했다.

그리고 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단상에서 내려와 6분가량 여야 의원들과 다시 악수하면서 야당 의원들은 자리에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었던 반면, 여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 퇴장 전까지 박수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맨 뒷줄 의원들과 악수를 마친 뒤 나가려다가 이 대표가 일어선 것을 보고 다시 몸을 돌려 손을 내밀어 다시 한번 악수를 청해 본회의장 입장과 퇴장 때 모두 악수하며 이날만 총 세 차례 손을 잡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달 31일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가진 국회 상임위원장단 및 여야 원내대표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을 한 뒤 국회의사당 접견실에서 상임위원장단과 간담회를 했다. 지난 5월 말 윤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상임위원장단 회동 논의가 정국 급랭으로 무산된 지 5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국회는 오늘로 3번째 왔지만, 우리 상임위원장들과 다 같이 있는 것은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며 “정부의 국정운영, 또는 국회의 의견 이런 것에 대해서 좀 많은 말씀을 잘 경청하고 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오늘 만남을 계기로 여야 사이 정치가 복원되고 협치가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지금 국민은 여야가 분열의 정치에서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우리 야당에 섭섭한 것도 있겠지만, 야당 입장에서는 안타깝게도 대통령께서 국회를 존중하는 문제, 그다음에 야당과 협치하는 문제에 대해 상당히 아쉬움도 큰 부분도 있다”고 윤 대통령의 연이은 법률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지적했다.

그리고 홍 원내대표는 “재정건전성과 관련해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게 야당과 일부 상당수 국민의 생각이다. 이 부분도 대통령이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셨으면 한다”며 “서민과 중산층의 아픔을 좀 위로할 수 있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국가 재정적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건의하자 윤 대통령은 이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끄덕이며 수긍의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국회에 머무른 시간은 사전 환담(20분), 시정연설 후 국회 상임위원장단 간담회(1시간 10분) 및 오찬(1시간) 등 약 2시간 30분을 여야 정당과 소통에 할애했으며, 특히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있었던 시간(36분)까지 포함하면 최소 3시간 이상 국정운영에 대한 협력을 끌어내는 데 공을 들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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