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3.10.30 12:44:55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준석 전 대표가 ‘해당 행위를 했다’며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한 데 이어, 온라인 사이트까지 개설해 제명 요구 서명을 받는 ‘이준석 제명 운동’에 올인하고 있으나 정작 이 전 대표는 연일 존재감을 키우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24일 자신의 SNS에 ‘안철수의 혁신, 이준석 제명’이라는 이름의 온라인서명 홈페이지를 공개하면서 “네이버나 구글 아이디로 로그인하는 절차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며 “서명 참여 독려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안 의원은 이 사이트에서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기간동안 우리 당 후보가 망하기를 염원하던 이준석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고자 한다”면서 지난 16일 제소와 동시에 당에 1만 6000여명 분의 동의 서명을 낸 데 이어 추가 서명자 명단을 제출해 이 전 대표 제명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아픈 사람과는 상대하지 않는다”라거나 안 의원 SNS에 올린 글에 “버그가 있다”는 댓글을 달아 비꼬면서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자신과 유승민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12월 ‘신당 창당설’이 불거진 데 이어, 국민의힘 혁신위도 이 전 대표 등에 대한 징계 조치 해제를 ‘1호 안건’으로 내놓으며 통합을 강조하는 등 연일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여권과 각을 세워 온 대표적인 비윤 인사인 이 전 대표는 지난해 7월과 10월 각각 성 접대 의혹, 윤 대통령을 향한 ‘양두구육’ 등의 발언을 이유로 당 중앙윤리위로부터 총 1년 6개월의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에 혁신위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난 대선을 승리로 이끈 ‘보수 연합’을 복구하기 위해 이 전 대표, 유 전 의원 등 비윤계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당내 포용론을 의식해 ‘대사면’을 제시했으며. 최고위원회 역시 혁신위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작 이 전 대표는 SNS를 통해 “저는 혁신위의 생각에 반대한다. 재론치 않았으면 좋겠다”고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있었던 무리한 일들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반성하도록 하는게 혁신위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 전 대표는 “우격다짐으로 당권을 장악해놓고 아량이라도 베풀듯이 이런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킨다”면서 “권력의 횡포를 지적하는 좀 더 근본적인 것을 하시라”고 지적하면서 혁신위에 그동안 국민의힘 행보에 대한 ‘반성문’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거부반응에도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최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마음의 상처를 이 많이 받은 거 같다”며 “저는 계속 그 분의 마음을 녹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국민의힘의 화해 제스처는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10‧11 강서구청장 보선 결과 보수·중도층 일부가 현 여권에 등을 돌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전 대표 등 비윤 인사들이 ‘개혁 보수’ 성향의 신당이 출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이 전 대표 역시 “당연히 배제하지 않고 간다”며 가능성을 열어놓는 등 총선을 앞두고 떠오른 ‘신당 창당설’의 중심에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영남권 한 중진 의원은 30일 CNB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다면 유승민·이언주 전 의원과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등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실제로 이를 위해 이 전 대표는 이 전 의원과 함께 내달 3일부터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토크 콘서트’를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밖에 이 전 대표는 대구 출마설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 25일 한 라디에 출연해 “만약 (신당을 창당)하게 된다면 비례 신당 같은 거 할 생각 없다”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스펙트럼보다 훨씬 넓게 시작할 것”이라고 말해 국민의힘 염려를 가중 시키고 있어 성사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