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3.10.19 12:57:26
국민의힘 내 비윤(非尹)계의 중심으로 평가받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이 오는 12월까지 당을 떠날지 남을지 선택하겠다고 밝히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하자 그와 함께 신당 창당의 구심점으로 언급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도 일단은 탈당 가능성에 선을 그었지만 “해석은 자유”라며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놔 만약 두사람의 신당이 현실화될 경우 내년 4월에 치러질 제22대 총선에서 어떠한 파괴력이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전 의원은 17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12월쯤 나는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선택할 것이다 떠나는 것, 신당을 한다는 것은 늘 열려 있는 선택지이고 최후의 수단”이라며 “12월까지 당의 변화와 쇄신을 위해서 내 역할, 목소리를 다 낼 것이다. 발전을 위해서라면 제 한 몸 던지는 것, 늘 기꺼이 하겠다”라고 밝혀 국민의힘의 쇄신이 제대로 안될 경우 탈당은 물론 신당 창당까지도 고려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나는 국민의힘이 절대 극우정당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최근에 올수록 이 당이 더 보수화되고 더 극우화하는 것 같다. 나는 이 당에 대한 애정이 윤석열 대통령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라며 “12월에 가면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윤 대통령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걸 결국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유 전 의원은 “김기현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본다”면서 김 대표의 사퇴를 거듭 주장하면서 최근 교체된 인선에 대해서도 “선거를 앞두고 공천하는 사무총장, 부총장도 100% 윤 대통령 사람들이고, 김 대표와 최고위원들도 전부 다 그렇다. 그러니 국민들 보기에 ‘이 사람들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구나’ 하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윤석열 정권의 레임덕이 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이 전 대표도 18일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의 자성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하는 등 1시간30분가량 정치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면서 신당 창당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면서도 여지를 남겼다
이 전 대표는 “(총선 전) 100일 전에만 정신을 차리면 충분히 선거를 이길 수 있다. 그걸 넘어가면 팀 단위로는 전술적인 의미가 없어지는 시점이 온다”면서 “현재 (선거까지) 180일가량 남은 시점이기 때문에 앞으로 80일 동안 여유있게 (윤 대통령이) 변해도 되지만 방향성은 보여줘야 한다. 80일이면 세계일주를 하는 데도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지난 1년 반 동안 당했던 수모를 생각하면 이미 그때부터 어떤 선택을 하든지 간에 (신당 창당에 대한) 정당성이 확보돼 있었다”면서도 “국회에서 보수의 저주를 풀어달라고 대통령에게 요구한 건 보수가 이기는 방법에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에 대해 “(아직)헤어질 결심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해 향후 윤 대통령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신당을 창당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내부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막아 세우신 당신께서 스스로 그 저주를 풀어내지 않는다면 그 저주는 밤비노의 저주만큼이나 오랜 시간 동안 여당을 괴롭힐 것”이라며 “제발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정책보다 정당 장악에 몰두했던 모습이 낳은 모순부터 벗어던지자”고 국민의힘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해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지난 2007년 5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하며 탈당한 뒤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한 김한길 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17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이 ‘결단해야 될 시점이 12월쯤’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다들 마지노선은 있다. 유 전 의원은 12월로 잡은 것 같고, 저도 나름대로 마지노선이 있다”면서 “(내가) 박근혜 비대위에 들어갈 때가 2011년 12월 26일로 박 전 대통령이 100일간 당을 이끌며 4월 11일(19대 총선)에서 과반을 했다. 그때 배운 것이 정당을 혁신하는데 ‘100일 정도가 마지노선이겠구나’였다”고 밝혔다.
한편 만약 이들이 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신당을 창당할 경우 정치적인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두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전망을 달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그분들이 만약에 공천 탈락 과정에서 신당을 만든다라고 한다면 그래도 다른 진영보다 다른 세력보다는 구심력이 좀 있을 거라고 본다”면서 “유 전 의원, 이 전 대표 등의 정치인들은 여론조사를 해보면 한 1~2% 나오는 세력들이기 때문에 비례대표 정당, 비례정당 위성정당으로서 몇 석을 가져갈 수 있는 정당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여론조사 전문가인 이상일 케이스탯컨실팅 소장은 “강력한 대권주자가 없는 신당의 성공 확률은 굉장히 낮기 때문에 실제 이탈의 범위라든지 이런 것들은 그렇게 크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며 “시기의 문제인데 대선을 앞두고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총선 전에 그런 신당의 움직임들이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전망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