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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이 키운 강서구청장 선거…민주당 진교훈 17.15%p 격차 압승

총선 6개월 전, 등 돌린 민심…국힘, 원인 제공자 김태우 재공천·野 지지층 결집 ‘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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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3.10.12 11:46:02

11일 열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진교훈 후보(오른쪽)가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부인 박은지씨와 함께 엄지를 치켜들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4‧10 제22대 총선 전초전으로 평가받았던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둠으로써 향후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가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국민의힘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이 점찍은 후보를 내세워 돌아선 수도권 민심을 마주하게 됨으로써 현 지도체제나 당정관계에서 어떤 변화를 마주하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최종 개표 결과, 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최종 득표수 13만7065표(득표율 56.52%)로 9만5492표(39.37%)를 얻은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17.15%p차로 따돌리고 강서구청장에 당선됐으며, 이어 정의당 권수정 후보 1.83%, 진보당 권혜인 후보 1.38%, 자유통일당 고영일당 후보 0.66%, 녹색당 김유리 후보 0.21%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는 일개 기초자치단체장 1명을 선출하는 ‘미니 보선’에 불과했으나 내년 4월 치러질 총선을 6개월여 앞두고 민심의 바로미터라 여겨지는 수도권에서 치러지는 ‘총선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는데 다, 김 후보가 이른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후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강서구에 모든 당력을 쏟아붓는 총력전을 펼쳤다.

우선 국민의힘은 권영세·나경원·안철수 등 중진급 인사들을 참여시킨 ‘매머드급 캠프’를 꾸렸고,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강서구를 여러 번 찾아가 김 후보를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로 당 소속 의원들과 다른 지역 당원협의회들이 번갈아 가면서 강서구를 찾아 선거운동을 도운 것은 물론, 24일간의 단식투쟁 여파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온 이재명 대표도 지난 9일 퇴원 직후 강서구 선거 유세장부터 찾는 등 후보 간 대결이라기보다는 양당이 온 힘을 다해 맞붙은 선거가 돼 버린 만큼, 국민의힘의 17.15%p차의 참패는 치명적이었다.

 

11일 열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가 캠프사무소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론 강서구 갑‧을‧병 세지역구 국회의원 모두가 민주당 소속이란 점에서 강서구가 대체로 국민의힘에 불리한 지역이라는 한계는 있었지만,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김 후보가 민주당 김승현 후보를 제친 바 있어 이번에 두 자릿수 이상의 격차로 참패했다는 점은 지난 2021년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연승으로 이어오던 기세가 확연히 꺾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 후보의 구청장직 상실로 발생한 선거인 만큼 무공천 여부도 논의된 바 있으나 지난 8월 윤 대통령은 김 후보를 광복절 특사로 전격 사면했으며,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지난달 17일, 국민의힘은 경선을 거쳐 김 후보 공천을 확정한 것은 물론, 선거유세 과정에서는 김 후보를 ‘대통령과 핫라인을 가진 일꾼’으로 부각시키는 등 전국적인 선거로 판을 키웠다.

이어 국민의힘 김 대표는 정우택‧정진석 의원을 선대위원장에 임명하고, 권영세‧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을 상임고문에 위촉해 ‘메머드급 선대위’를 꾸렸으며, 자당 의원을 동별로 분산배치하며 ‘총동원령’도 내리는 등 선거전에 전력을 쏟았다.

이에 민주당도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청래‧서영교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선대위에 직접 참여하고, 의원들을 상임위 기준 20개 조로 나눠 선거운동에 투입하며 맞불을 놓는 것은 물론, 24일 단식으로 입원했던 이 대표도 퇴원 후 첫 일정으로 지난 9일 진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 “압도적으로 당선시켜 국민의 무서움을, 이 나라의 주인이 진정 국민임을 여러분께서 증명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정권 심판을 강조했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에 ‘총선 전초전’이라는 꼬리표까지 붙어 패배한 당의 지도부가 책임론에 휩싸이며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점을 감안할 때, 국민의힘 김 후보의 패배는 곧 윤심의 패배를 의미하며, 특히 윤 대통령의 뜻에 다른 의견과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끌려간 김기현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도 부각될 수 있어 여권 내 정치지형의 변화를 부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한 영남권 중진의원은 12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일개 한 지역의 기초단체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했다고 책임론이 일어날 정당이 아니다. 책임론이 일어날 정당이었으면 애초부터 후보 공천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특히 지도부 책임론은 당 외곽에 있는 사람들만 꺼낸다. 그걸 띄우고 싶어 하지만 호응이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작동했다는 데 의의를 두지만 민심 앞에 겸손한 태도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이 대표는 진 후보의 승리가 확정된 후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며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는 메시지를 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한때 집권당이던 저희 민주당의 안일했음과, 더 치열하지 못했음과, 여전히 부족함을 다시한번 성찰한다”면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와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가겠다”고 당의 혁신과 단결을 강조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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