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사업장을 둔 이탈리아 화장품 기업 인터코스의 한국법인이 한국콜마의 선케어(자외선차단제) 핵심기술을 빼냈다가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았다.
11일 한국콜마에 따르면, 이탈리아 화장품 ODM 업체 인터코스 한국법인을 상대로 한 ‘영업비밀 침해금지’ 소송에서 승소했다. 형사소송에 이어 민사도 승소 판결을 끌어냈다.
이영광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62민사부)는 한국콜마가 인터코스코리아와 전 연구원들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 민사소송 1심에서 한국콜마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전직 직원들과 인터코스코리아에게 유출한 한국콜마의 영업비밀을 폐기하고, 공동으로 2억원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2008년 한국콜마에 입사한 A씨는 9년 4개월 동안 근무하다 2018년 1월 미국 이주를 이유로 퇴사했다. A씨는 퇴사 일주일 뒤 이탈리아 화장품 기업 인터코스의 한국법인으로 이직했다.
A씨는 한국콜마에서 사용하던 노트북에 있던 자외선 차단제 기술 주요 업무파일 수백개를 구글 드라이브에 업로드하는 방법으로 무단 반출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콜마에서 근무했던 B씨 역시 2018년 인터코스코리아에 입사한 다음 부정한 방법으로 핵심기술 유출을 시도했다.
인터코스코리아는 2017년까지 선케어 제품을 제조·판매하지 않다가 A씨가 입사한 2018년 이후 선케어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해 발생한 인터코스코리아의 선케어 제품 관련 매출액만 약 460억원에 달한다.
또, 인터코스코리아가 2018년 한 해에만 선케어 관련 44건의 식약처 심사를 완료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탈취한 영업비밀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앞서 형사소송 2심에서도 A씨와 B씨는 각각 징역 10개월 실형,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인터코스코리아에도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된 바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국내 건실한 기업의 사업 근본을 해하려는 외국계 기업의 부도덕한 기술유출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며 “30여년간 수천억원을 투자해 전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선케어 기술을 한순간에 훔쳐 간 행위에 대해 끝까지 법적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