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쿨韓정치] 윤 “전사처럼 싸우라” 지시에 총리·장관 ‘투사’로 변했나?

“의원님 공부 좀 하세요”…눈에 띄게 달라진 한덕수 총리

  •  

cnbnews 심원섭기자 |  2023.09.11 11:20:39

지난 8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여야 스펙트럼의 간극이 너무 넓으면 점잖게 얘기한다고 되지 않는다. 여러분들은 ‘전사’처럼 싸워야 한다”고 주문한 이후, 국회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과 마주하는 국무총리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의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현 정권 초기부터 더불어민주당과 곳곳에서 부딪쳐 온 한동훈 법무부 장관 뿐 아니라 그동안 고성과 충돌을 자제해 온 이들까지 한껏 목소리를 높이며 강하게 반응하면서 ‘점잖음’을 휴지통에 내버린 국무위원들의 공세와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응원, 이에 야당의 거센 반발이 뒤섞이면서 국회는 연일 민생은 뒷전이고 알맹이 없는 ‘말싸움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게 강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국무위원으로는 그동안 야당으로부터 ‘식물총리’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한덕수 국무총리로 지난 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을 향해 “정말 공부 좀 하세요 여러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북한에 대한 확장억제가 실제로 되고 있다고 보는가.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한 총리에게 질의하자 한 총리는 김 의원에 “의원님이 착각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답하면서 회의장에 앉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이렇게 한 마디 던지며 맞섰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민주당이 한 총리를 향해 “우리 정부가 도쿄전력의 입이 됐다”는 지적하자 “기본적인 예의가 없다”며 발끈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 싸우러 나왔느냐”며 김진표 국회의장에 경고를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한 총리는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서 문제를 거듭 제기하는 민주당 김병주 의원에게 “의원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며 노골적으로 짜증을 내비치기도 했다.

따라서 가뜩이나 장관들 사이에서 한 장관이 야권의 질의에 ‘따박따박 화법’으로 답변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지시로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장관들 답변이 당연시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 장관은 최근 국회 예결위에서 야당 의원이 “공산주의자냐”고 몰아세우자 “침소봉대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명박 정부의 언론 대응 문건과 관련해 “대통령이 편집인에게 전화하는 게 바람직하냐”는 질문에 “팩트가 틀렸는데 왜 자꾸 비틀어 질문하느냐”며 쏘아부치기도 하는 등 장관들의 고압적인 답변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더구나 양평고속도로 백지화 발언으로 독선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선거법 위반 논란과 관련한 도발적인 답변으로 선거 중립 의무 위반 구설수에 오르자 야당의 사과 요청을 일축한 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을 자신에게 빗대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는 등 “지지 말고 전사가 돼라”는 윤 대통령의 말을 충실히 이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수도권 한 의원은 11일 CNB뉴스와 통화에서 “국무위원들의 거친 언사와 태도를 보면 이들이 단체로 입법부를 무시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국회 무시 전략을 세워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하고 입법부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거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전투’ 주문과 사실상 ‘협치’를 포기한 정치 상황을 미뤄봤을 때 이 같은 충돌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선 이들 사이 대결 각엔 갈수록 날이 설 거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정치학자는 통화에서 “내년 4월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최대한 끌어모으려는 게 윤 대통령의 전략이기 때문에 국무위원들은 그렇게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국무위원들을 총괄하는 총리나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해야하는 여당 만큼은 완급을 좀 조절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