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영토 넓히고 있는 카카오
이번엔 故김환기 화백 작품과 협업
독특한 콘셉트로 과거와 현재 조우
할 거 많고 볼 거 많은 바쁜 시대. CNB뉴스가 시간을 아껴드립니다. 먼저 가서 눈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합니다. 이번은 카카오그룹이 우리나라 미술계를 대표하는 환기미술관과 손잡은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카카오가 고(故) 김환기 화백의 탄생 110주년을 맞아 환기미술관과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우리나라 추상화 작품 거장인 김 화백의 미술관에 등장한 것.
김 화백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사랑했던 작가로, 지금도 경기도 용인에 있는 호암미술관에서 회고전 ‘한 점 하늘, 김환기’가 열리고 있다. 나이가 지긋한 아트 애호가부터 MZ세대까지 여전히 폭넓은 관심을 받고 있는 미술계 거장이다.
기자는 지난 4일 카카오의 콜라보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부암동 환기미술관을 찾았다. 한여름의 햇빛이 내리는 길가에 푸른 나무와 색색의 꽃이 빼곡히 있었고, 부암동 동네 안쪽의 한 자리에 환기미술관이 자리해 있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환기미술관 등장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별관으로 가니, 오는 1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를 알리는 귀여운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인 라이언과 춘식이가 다정한 모습으로 걸어가거나,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영상은 별관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별관 1층에서 좁은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하얀색 스크린에 빔프로젝트로 숏애니메이션 영상을 플레이하고 있었다. 그 앞에 기다란 의자가 놓여 있었고, 모녀나 친구, 연인끼리 찾아와 콜라보 영상 작품을 감상했다.
이 영상은 라이언과 춘식이가 햇살이 좋은 날 겪은 일을 다루고 있었다. 춘식이가 환기미술관의 마스코트인 길냥이 뮤미오를 만나고, 뮤미오를 따라 다른 공간인 달관으로 향했다. 김 화백의 뉴욕 스튜디오를 재현한 달관에서 춘식이가 상상 속 시간 여행으로 생전의 작가를 만났다.
영상에는 인물에 대한 기록도 담겼다. 김 화백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과 에세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의 일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부인으로 환기재단을 설립한 김향안 여사가 미술과 시, 음악에 대해 남긴 말도 스크린에 투영되었다.
이벤트도 만날 수 있다. 전시장 한쪽에 테이블이 있는데, 그 위에 춘식이 인형과 콜라보 전시를 기념하는 스탬프, 노트, 필기구가 올려져 있었다. 카카오와 환기미술관의 캐릭터, 로고가 새겨진 스탬프를 노트에 찍은 후에 춘식이와 김환기 작가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다. 이번 전시를 기념해 만든 한정판 에코백과 엽서도 소개하고 있었다.
전시는 온라인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이 영상은 카카오프렌즈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만날 수 있는데, ‘춘식이의 환기미술관 방문기’라는 제목으로 현재 조회수 약 4만 5000뷰를 기록하고 있다. 숏애니메이션의 공개를 알리는 티저 영상은 ‘춘식이와 환기미술관의 특별한 만남’이라는 제목인데 조회수 약 9만 8000뷰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그룹의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엑스가 운영하는 NFT(대체불가토큰) 미술 작품 플랫폼인 클립 드롭스에서도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사람은 가고 여기 그의 예술은 남다’를 주제로 내걸고 있는데, 김 화백의 인생과 미술, 문학 작품을 온라인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웹페이지에서 디지털 멤버십을 구입하면 웰컴 선물과 미술관 도슨트 관람, 아트샵 할인 등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
김범수 창업자, 문화사업 꾸준히 육성
카카오가 환기미술관과 콜라보 전시를 추진한 이유는 문화콘텐츠 사업과 연관이 있다.
이미 카카오는 플랫폼 사업뿐 아니라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웹툰과 웹소설, 이를 기반으로 원 소스 멀티 유즈(One-Source Multi-use) 전략으로 드라마와 예능 제작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웹드라마 ‘남남’이 방영되고 있으며, 하반기에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와 ‘최악의 악’, 예능 ‘좀비버스’ 등 10여편의 라인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약 20여편의 드라마와 영화, 예능 콘텐츠의 기획과 제작도 예정되어 있다.
음악 플랫폼인 멜론을 운영하며, K팝 그룹인 소녀시대와 에스파, 엑소, 슈퍼쥬니어 등을 육성하는 SM엔터테인먼트도 인수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국립오페라단 이사장에 내정되기도 했다.
환기미술관과 콜라보 또한 이런 흐름 속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처럼 카카오는 문화콘텐츠 사업 비중이 큰 편이라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발굴하며 문화예술 여러 영역에서 콜라보를 꾸준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CNB뉴스에 “김환기 작가의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서로 의견을 모았다”며 “김범수 센터장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픽코마 등을 통해 콘텐츠 창작 생태계를 조성하고 글로벌 진출을 돕는 성과를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