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부인 “남편 고립된 채 심리적 압박 받아”
검찰 “변호인 접견만 180회...주장과 달라”
민주당 “검찰이 이재명 기소 위해 증언 조작”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사건 관련한 진술을 일부 번복한 가운데, 이 전 지사의 부인이 “남편이 검찰로부터 군사 시절 전기고문 만큼 무서운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A4용지 2장 분량의 탄원서를 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전 부지사 부인은 탄원서에서 “남편은 10개월가량 감옥 독방에 갇혀서 매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어느 것보다 힘든 것은 검찰이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의 증언으로 이재명 대표에게 방북 대납 프레임을 씌워 기소하기 위해 조작된 증언과 진술을 얻기위해 남편을 구속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 너무나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은 “김 회장은 자신들의 사업을 위해 북한에 돈을 준 사실마저 마치 이 대표를 위해 보낸 것처럼 거짓말하고 있다”며 “평화로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경기도의 인도적 지원사업을 김성태 회장의 증언만으로 그 가치를 폄하하고 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부지사는 당초 ‘도지사 방북 비용 대납 요청 등에 대해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이같은 입장을 일부 뒤집어 “쌍방울에 ‘도지사 방북 추진 요청’ 사실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제3자 뇌물 혐의로 조사 중인 이 전 부지사로부터 ‘쌍방울에 도지사 방북 추진 협조를 요청했는데 관련 내용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고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전 부지사 부인이 탄원서 내용을 사전에 이 전 부지사와 의논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탄원서를 작성한 이유가 이 전 부지사에 대한 검찰 조사에 따른 심리적 압박을 받는 상태에서 번복한 진술 내용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이 전 부지사 부인은 탄원서에서 “검찰은 남편을 추가로 조사하겠다고 협박하고 있고, 아무도 못 도와주게 그를 철저히 고립시키고 있다”며 “남편은 10개월가량 독방에 갇혀 매일 검찰의 조사를 받으며 힘들게 지내고 있다. 사건의 전체적인 정황과 말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다시 입장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이 전 부지사 부인이 작성한 탄원서 내용과 관련해 “근거 없는 왜곡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수원지검은 입장문을 통해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9월 구속된 이후 가족 등과 50회 이상 면회했고 국회의원들과 7회 특별면회를 했다”며 “구치소에서 180여회 변호인을 접견했고 지금까지 선임된 변호인은 17명에 이르며 조사과정 대부분에 변호인이 참여했다”고 반박하면서 이 전 부지가 구치소에서 독거수용 중인 사안에 대해서도 관여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지난 2018년 7월∼2022년 7월 대북경협 지원을 대가로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 및 법인차량 사용 제공, 자신의 측근에게 허위 급여 지급 등의 방법으로 3억원이 넘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 된 데 이어 쌍방울 김 전 회장이 2019년께 800만 달러(경기도 스마트팜·도지사 방북 비용)를 북한 측 인사에 전달했다는 대북송금 사건에 관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도 추가 기소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의 도지사 방북 요청을 부탁받고 나서 북한 인사들로부터 “방북 비용(300만 달러)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게 됐고, 이후 이 전 부지사와 논의해 300만 달러를 북에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이 이 전 부지사에게 허위 진술을 하도록 회유·압박하고 있다면서 진상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며, 이 대표도 이 사건과 관련해 경북 안동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수사해야 하는데 자꾸 정치를 하는 것 같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