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만나기 힘들었나? 양측 밀당 끝에 회동
시간·장소 비공개로...막걸리 곁들인 한식 만찬
총선 앞두고 화합이냐 분열이냐...의원들 '촉각'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미국에서 귀국한지 18일 만인 11일 저녁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막걸리를 곁들인 ‘만찬 회동’을 가진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를 비롯해 양측의 배석자 한 명씩 함께할 것으로 보이는 이번 회동은 양측의 신경전 끝에 성사됐다.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낙(친이낙연)계 수장이자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던 두 사람이 오늘 회동에서 윤석열 정부 견제를 위해 협력하기로 의기투합한다면 친명계와 친낙계 간 갈등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잦아들 수 있다.
반면, 이 전 대표가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등을 지적하면서 당내 혁신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경우에는 계파 간 대결 양상이 심화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전 대표 측 한 핵심인사는 11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귀국 직후 이 대표와 전화 통화를 했던 만큼 두 사람이 만날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사실”이라며 “이 전 대표가 먼저 인사드릴 곳을 찾은 후 이 대표를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이제서야 회동 날짜가 잡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시작으로 지난 5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및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막걸리 회동을 이어왔다.
이번 회동은 조율 과정에서부터 날 선 신경전이 일었다. 이 대표 측은 계파 간 갈등 조짐이 보이자 당내 통합을 위해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을 최대한 빠르게 성사시키길 원했지만 이 전 대표 측에서는 양측 간 ‘신뢰 회복’이 먼저라는 뉘앙스로 “급할 것이 없다”고 밝히면서 ‘밀고 당기기’ 기싸움을 이어왔다.
이번 회동 방식을 두고도 이 대표 측에서 제시한 ‘막걸리 회동’에 대해 이 전 대표 측 내에서는 “신뢰는 신뢰고 둘 사이가 넥타이를 풀고 편하게 막걸리를 마실 사이는 아니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해진다.
앞서 이 대표는 이 전 대표가 귀국한 다음 날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윤석열 정부 견제를 위해 협력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텐데 국민 기대에 많이 미흡하다”며 “혁신은 민주당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고 강조해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 쓴소리를 했다.
회동과 관련해 이 대표 측은 “서로 간 인사 차원의 자리며 특정 주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이 전 대표가 당에 대한 조언을 한다면 열린 귀로 이 대표는 듣고 수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전 대표가 ‘외교통’으로 알려진 만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와 관련해 이 전 대표에게 조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두 사람 간의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되며 회동 결과는 대변인단 명의의 서면브리핑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