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3.06.22 11:06:13
김포시 감사담당관실에서 지난 6월 8일 공개한 '김포문화재단 특정감사 결과'에 의하면, "(징계대상자) ㅇㅇㅇ은 2020년 7월 30일 재단 여직원들이 다수 참여한 단체 카톡방에서 ...(발언내용 생략)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2021년 4월 24일 및 전후 몇차례에 걸쳐 재단 내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1위부터 6위까지 순위 및 점수를 정하여 재단 여직원들이 참여한 단체 카톡방에 공개했으며...또한 일부 여직원들에게 대화 혹은 카톡으로 ...(발언내용 생략) 등의 발언을 몇차례 한 것으로 확인된다"라고 돼 있다. 또 다른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발언 내용은 "연애, 외모 평가, 데이트 등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젊은 여성 직원들에 대해 외모 평가 순위를 정하는 일 등이 2020년부터 2021년 및 그 이후, 수년간에 걸쳐 공공연하게 발생한 사건들이다. 사안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김포시 감사담당관실은 징계대상자 ㅇㅇㅇ에게 "경징계 처분" 즉 가벼운 징계 처분을 재단에 요청했다. 제목도 "성희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이라고 정했다.
정부 여성가족부 치침에 따르면, 제3조에 성희롱이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해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 보도하는 내용은 "솜방망이 처벌이다"라거나, 왜 수년에 걸친 이 사건이 성희롱이 아니라 "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인가를 따지려는 것이 아니다. 그 문제는 차후 법적 검토 후 별도로 취재할 계획이다.
행정감사에서 밝혀진 믿기지 않는 사건
재단 여직원들이 무더기 퇴사한 이유?
이 기사의 핵심은 지난 6월 9일 김포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에서 진행된 문화예술과 행정감사에서 민주당 유매희 의원이 질의하고, A문화예술과장이 답변한 내용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먼저 배경을 설명하면, 최근 김포문화재단에서 젊은 여직원들이 대거 퇴사했다. 유매희 의원은 여직원들을 포함해 전체 퇴사자수(계약종료자 포함)는 39명이라고 언급했다. A과장은 결원이 13명이라고 말했다.
왜 갑자기 여직원들이 퇴사했을까? 징계대상자 ㅇㅇㅇ과 관련이 있지는 않을까? 혹은 시에서 면담을 하고서도 해결이 되지 않아 결국 퇴사를 결정한 건 아닐까? 이러한 배경에서 유매희 의원의 질의와 문화예술과장의 답변을 통해 그 핵심 문제를 짚어 봤다.
유매희 의원은 "퇴사 사유 내용을 보면, 이름까지 명확하게 거론이 되면서 '그분' 때문에 그만둔다고 적혀 있었던 직원도 있다고 제가 들었다."라면서 문화예술과장이 작년에 (김포문화재단) 여성직원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담한 것에 대해 질의했다. 즉 여직원들과 면담 후, 들은 심각한 내용에 대해 후속 조치가 있었는지를 묻는 내용이다.
하지만 A문화예술과장은 "민선 8기에서 (김포문화재단의 상황을)이해하는데 참고자료로만 활용했다...(여직원들에게는) '문제나 이슈화시키지 않고 어떤 정책방향을 수정하는데 참고자료로만 활용할 것이니까 마음껏 이야기 하라'(고 말했다.)"라고 답했다. 여직원들이 민선8기 참고자료로만 사용한다는데, 내밀한 내용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었을까? A과장은 이 내용을 감사담당관과 공유하지 않고, 관련 내용에 대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유매희 의원은 여직원들의 퇴사와 관련해 실마리가되는 말을 했다. "(여직원들이 A과장에게) 문제가 있는 것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고, 해결을 기대하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는데, 문제가 하나도 해결이 안되고 오히려 내부적(김포문화재단 내부)으로 정보가 돌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여직원들) 본인들이 더 힘들어졌다고 (제게) 이야기하셨거든요...오히려 (A과장과의)면담 이후에 힘들어져서 퇴사를 하시는 상황이 온 거예요."라고 말했다.
왜 여직원들 다수가 최근에 무더기로 퇴사했는지 알 수 있는 설명이다. 우려되는 새로운 점도 밝혀졌다. 여직원들이 A과장에게 솔직하게 말한 내용을 어떻게 재단 내부 사람들이 알 수 있었을까?
A과장, "김병수 시장과 면담 내용 공유했다"
김병수 시장, "결과 공유한 바 없다"
그에 더해 A문화예술과장의 중요한 답변의 핵심은 "김병수 시장에게 (면담 내용을) 공유(보고)했다."는 것이다. 이 답변으로 일이 심각하게 커졌다.
만약 유매희 의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A문화예술과장이 여직원 일대일 면담을 통해 성희롱과 관련된 내용을 듣고, 아무런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김병수 시장과만 이 내용을 공유했다는 말이 된다. 만약 이러한 상황에서 김포시장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여성가족부의 '성희롱, 성폭력 예방지침' 제4조 기관장의 책무에 따르면, "성희롱, 성폭력 발생 시 필요한 조치를 적절하고 신속하게 이행하여야 한다."라고 돼 있기 때문이다. 즉 시장 등 기관장은 사건 발생 시 적절한 구제절차를 이행할 의무, 피해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이와 관련해 22일 김병수 시장은 비서실장을 통해 "A문화예술과장이 '성인지 관련 설문조사 실시해보겠다'라는 내용만 알고, 그 (면담) 결과를 보고받거나 어떤 내용 때문에 (면담 등) 설문조사를 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라고 답변했다. 즉 면담 결과를 공유하지 않았다는 답변이다. A과장은 왜 행정감사장에서 거짓말을 했을까?
A과장 "(면담내용 중) 크게 문제될 만한 건 없었다."
하지만 A문화예술과장은 김포시의회 행정감사장에서 질의답변 말미에 전혀 다른 말을 했다. 그 답변은 "제가 판단했을 때는 (일대일 김포문화재단 여직원 면담에서) 크게 문제될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이었다.
즉 여직원들이 성희롱 등과 같은 심각한 내용을 자신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유매희 의원의 주장과 전혀 다른 얘기다. 행감장에서는 A과장이 선서를 했기 때문에 절대로 위증을 해서는 안된다. 실제로 A과장은 김포문화재단 여직원들과의 일대일 면담 중, 성희롱 피해 문제에 대해 전혀 듣지 못했을까?
CNB뉴스는 A문화예술과장에게 일대일 면담시 김포문화재단 여직원들에게서 성희롱 피해 관련 내용을 들었는지 혹은 안들었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물었다. 그러자 A과장은 답변을 회피하면서 "노코멘트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CNB뉴스= 경기 김포/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