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지방선거 직후 미국으로 떠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년 동안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오는 24일 오후 귀국한다. 내년 4월 총선을 9개월여 앞두고 국내 정치 무대에 복귀하는 만큼 ‘이낙연 역할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대한민국 생존전락-이낙연의 구상’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낸 뒤 미국 현지에서 북콘서트를 연 바 있는 이 전 대표는 국내에서 북콘서트 개최 및 국제관계 특강 등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북콘서트를 열고 “정치는 길을 잃고, 국민은 마음 둘 곳을 잃었다. 대한민국을 위해 저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앞서 열렸던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도 민주당에 “제 말을 안 듣기로 결심한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등 정치 개혁을 주문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 전 대표가 북콘서트 등에서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밝힌 경험에 비춰봤을 때 귀국 후에도 활발한 대외활동을 통해 당에 쓴소리를 내며 정치적 역할을 자처하는 등 자연스럽게 정계에 복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24일 귀국 사실을 알리면서 “국가를 위한 저의 책임을 깊이 생각하겠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국민의 생활을 위해, 제가 할 바를 하겠다”고 첨언한 바 있다.
그러므로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귀국 후 당 안팎에서는 그의 정치적 행보에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친(親)이낙연계 의원들은 당분간 공개 활동 없이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며 ‘이낙연 역할론’에는 선을 긋는 분위기다.
친낙계 한 중진의원은 21일 CNB뉴스와 만나 “이재명 대표 리더십을 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 전 대표 활동이 자칫 ‘이재명 흔들기’로 비칠 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 “따라서 당분간 정치적 메시지는 지양하고, 대학 강연 위주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최근 여러 차례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언급한 바 있어 이를 두고 정치활동 재개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되면서 현재 구심점이 없던 비명(비이재명)계가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하며 세(勢) 규합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국내 정치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언급하는 등 본인도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면서 “우선 귀국 후 시간을 가지며 차후 활동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