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근 국회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각각 19일,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위해 본회의장 연단에 오르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 1년을 평가하는 한편,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 당 비전과 추진 과제를 소개하며 여론에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양당 대표는 지난 5월 말 합의한 공개 토론 및 회동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이번 ‘연설 대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이 대표는 지난해 9월에 이어 두 번째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서 지난 5월로 윤 대통령 취임 1년이 지난 만큼 제대로 된 평가가 분명히 필요하다는 인식 속에 현 정부의 국정 운영을 ‘부실’로 규정하고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윤석열 정부 1년 평가’를 중심으로 연설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지도부 한 핵심 관계자는 19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달 경북 구미 등에서 진행한 당원 간담회에서 현 정부를 향해 ‘실패를 인정하고, 판단과 정책을 바꿔 새로운 길로 나아가자’고 주장한 바 있는 이 대표는 복기하면 할수록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 대표가) 이태원 참사 대응과 외교 참사, 그에 따른 국익 훼손 등을 지적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당시 이 대표의 언급에서도 알수 있듯이 이 대표는 이번 연설에서 단순히 비난에만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민주당이 국정 발목을 잡는 세력이 아닌, 원내 제1 정당으로서 대안 정당의 면모를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특히 이 대표는 민생 회복을 위한 추경(추가경정예산)을 제안하고, 모든 국민이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을 영위하는 ‘기본사회’ 구상도 재차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울러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혁신기구 수장에 임명하고 기구운영의 전권을 위임한 만큼 당 혁신 의지도 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올해 3월 취임 후 당 대표로서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는 국민의힘 김 대표는 윤석열 정부 1년 성과를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규정하고,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정치권의 ‘변화’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대표는 윤 대통령이 적극적인 정상외교를 통해 한미동맹 강화와 한일관계 정상화 등 외교 성과를 냈고, 탈원전 정책 폐기와 노동 개혁 추진, 민간 주도 성장 기반 마련 등 현 정부가 경제·사회 분야에서도 큰 결실을 거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대표는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여야를 떠나 정치개혁이 필요하다는 점도 거론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와 의원정수 감축, 세비 감축을 위한 ‘무노동·무임금’ 원칙 등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국민의힘 대표실 한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대표는 정치권이 변하지 않으면 더 이상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정치·사회·경제 등 각 분야에서 상식과 원칙에 기반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리고 김 대표는 “여소야대 상황 속 국회 권력을 쥔 야당에 국정 운영 협조를 구하는 내용도 연설에 담을 것”이라며 “이외에도 보수 세력이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한 역사와 정통 보수의 가치 등을 부각하면서 자랑스러운 보수의 자긍심도 강조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대표는 최근 외부 일정을 줄이고 연설문 초안을 놓고 수정 작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더구나 자신의 연설 전날 이뤄지는 이 대표 연설을 듣고서 수정 작업을 마무리해 최종본을 완성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CNB뉴스=도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