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12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 의원과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전자 투표 결과 윤 의원 체포동의안은 293명 중 139명(47.4%)이 찬성했다. 반대는 145명, 기권은 9명이었으며, 이 의원 체포동의안은 293명 중 132명(45.1%)이 찬성, 반대는 155명, 기권 6명으로 가결 요건(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을 채우지 못했다.
앞서 무기명 수기 투표로 진행된 지난 2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시에는 ‘부’자인지 아닌지가 불명확하게 쓰인 두 장의 투표지가 나와 개표가 지연되는 등 논란을 빚은 바 있어 이날 체포동의안 투표는 무기명 전자투표로 이뤄졌다.
당초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당내 돈 봉투 의혹, 가상자산 투기 의혹, 이래경 전 혁신위원장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두 의원의 육성이 담긴 녹취록까지 공개됐기 때문에 두 이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체포동의안 표결에 국민의힘은 ‘당론 찬성’으로 정하고 소속 의원 113명 중 구속수감된 정찬민 의원을 제외한 112명이 모두 표결에 참여했으며, 정의당도 일관된 원칙에 따라 찬성표를 던진 반면, 민주당은 당론 없이 자율 투표로 결정했다
따라서 국민의힘 의원 112명과 정의당 등이 당론대로 전원 찬성했다고 가정할 경우 두 의원이 탈당한 민주당에서 무더기 ‘동정표’가 쏟아져 부결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윤 의원은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 “정치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는 부당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소감을 피력했으며, 이 의원도 기자들에게 “앞으로도 당당하게 맞서 싸워가면서 제가 결백함을 분명히 증명시켜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표결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논평에서 “오늘 민주당은 돈봉투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오염시킨 윤관석·이성만 의원에게 결국 갑옷과도 같은 방탄조끼를 입혀주며 법망을 피해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며 “두 의원은 몸만 떠났을 뿐, 민주당에는 여전히 함께하고 있는 위장 탈당이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이뤄진 현역의원 체포동의안은 이번까지 5건으로 민주당 노웅래(지난해 12월28일)·이재명(올해 2월27일) 의원은 부결됐고, 국민의힘 하영제(3월30일) 의원은 소속 당의 당론 찬성 속에 가결된 바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표결에 앞서 “논리 필연적으로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약 20명의 민주당 국회의원이 여기 계시고, 표결에도 참여하시게 된다”며 “돈봉투 돌린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체포 여부를 (돈봉투) 받은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공정해 보이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용산 대통령실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윤관석·이상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과 관련 “표결하는 결과를 국민들이 다 지켜봤을 것이다. 국민들이 결과에 대해 마음속으로 판단하셨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CNB뉴스=도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