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수십억원어치를 보유해 논란돼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김남국 의원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위믹스’ 발행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21대 국회 들어 모두 14차례 국회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작 당사자인 김 의원실 출입기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김 의원이 한때 약 60억원의 가치를 보유했던 위믹스 코인의 발행사인 위메이드의 직원이 그동안 수차례 국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과 접촉해 게임사에 유리한 입법을 로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으나 실제로는 김 의원을 만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앞서 국회 운영위는 지난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 의원의 가상자산 투기 의혹이 ‘피투이’(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업계의 ‘입법 로비 의혹’으로 번지면서 해당 업체의 국회 출입 기록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데 따라 위메이드의 국회 출입 기록을 공개하는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이에 이광재 사무총장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위메이드의 국회 출입 의혹이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국민의 알 권리와 개인정보라는 2개의 기본권이 충돌할 때 극복하는 길은 국회 운영위 의결에 따라 출입 기록을 공개하는 방법 뿐”이라며 이 같은 사실을 공개헸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26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 출입기록’을 분석한 결과 위메이드 직원은 가상자산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윤창현(3차례) 의원을 비롯해 정희용(1차례), 허은아(3차례) 의원실, 민주당 양정숙(2차례), 김한규, 김종민, 오기형, 김성주(각 1차례) 의원실 등 여야를 막론 현역의원 8명 의원실을 2020년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13차례에 걸쳐 방문했으며, 그리고 정무위는 1차례 방문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하지만 단순출입 기록으로 의원실에 가서 의원을 만났는지, 비서관을 만났는지, 아니면 그냥 명의만 빌린 것인지 알 수 없다”면서 “그리고 해당 방을 방문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다른 방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어 해당 의원들을 직접 만났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의원실을 방문할 경우 통상 면회실에서 의원실 비서진과 통화를 해 약속이 됐는지 안됐는지를 확인하고 들어가면 그 방을 방문할 수도 있고 다른 방을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건 전산상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명단이 공개된 의원실 이외 의원실을 방문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방문기록이 공개된 의원들은 즉각 입장문 등을 통해 “상장 폐지와 관련해 위메이드 관계자가 보좌진을 면담했지만 입법 로비는 없었다”거나 “가상자산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방문기록이 3차례로 가장 많은 국민의힘 윤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위메이드 관계자를) 세 차례에 걸쳐 보좌진과의 접촉이 있었다는 것은 확인했으나 저는 결코 만난 적이 없다”며 “세 차례 보좌진과의 접촉이 있었다는 걸 확인받았다”고 했다. 윤 의원은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장 겸 코인게이트 진상조사 티에프(TF) 간사를 맡고 있다.
역시 방문기록이 3차례인 국민의힘 허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저는 위메이드를 만난 적 없고 가상자산 거래를 한 적도 없다. 2020년 당시 근무했던 보좌진들도 만난 기억이 없다고 한다”고 극구 부인했다.
한차레 방문한 것으로 공개된 민주당 김한규 의원도 이날 SNS에서 “저는 가상자산 투자한 적이 없고 저희 보좌진 누구도 위믹스에 투자한 적이 없다”며 “위메이드가 저희 보좌진을 만났지만 저는 만나지 않았고, 당시 위믹스 상장 폐지가 기사화한 이후에 이슈가 돼 정무위 소속인 저희 의원실에서 어떤 이유로 상장 폐지됐고 가상자산거래소 측 과실은 없는지 챙겨볼 때였다”고 해명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