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의총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사과

‘코인 논란’ 김남국 탈당에도 당차원 진상 조사 진행

윤리기구 강화·제2창당론 등 당내 쇄신 목소리 봇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과 관련해 열린 당 ‘쇄신 의원총회’에 참석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4일 국회에서 장장 6시간에 걸친 ‘쇄신 의원총회’를 열어 거액의 코인 보유·투자 논란으로 탈당한 김남국 의원에 대해 추가조사를 이어 가기로 하고, 윤리기구를 강화키로 하는 등 쇄신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결의문에서 “개별 의원의 탈당으로 당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김 의원에 대한) 추가조사가 필요한 부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 엄정한 조사 후 징계하는 원칙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당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가상자산을 재산 신고와 이해충돌 내역에 포함시켜서 법의 미비점과 제도의 허점을 보완해 5월 안에 법안을 통과시키고, 부칙에 즉각 시행을 명시하겠다”며 “국회의원 재산에 대한 투명성 강화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반부패 기구로 거듭나기 위한 권한·기능 대폭 강화, 독립된 지위·위상 강화, '상시 감찰, 즉시 조사, 신속 결정' 원칙 확립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윤리기구 강화 방안도 결의문에 담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김남국 의원이 최근에 벌어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탈당한 것 같다”며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민주당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하루 24시간 정말 불철주야로 국민 삶을 챙겼어야 할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책무를 충실히 다하지 못했다는 점, 국민께 실망을 드렸다는 점에 대해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며 “우리 국민께서 더 심려하지 않으시도록 저희가 충분히 대안도 마련하고 노력하겠다”고 허리를 굽혔다.

민주당의 이 같은 조치는 이날 탈당으로 무소속이 된 김 의원에 대한 당 차원 진상 조사와 윤리감찰이 중단돼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당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15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제의 당사자가 탈당해 징계할 수 없는 경우라도 징계사유가 있는 지 조사해 확인할 수 있는 근거는 당규에 있다. 그런 취지에서 생각해 주시면 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쇄신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최근 불거진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다 김 의원의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까지 겹치자 당이 재창당 수준으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은 필패로 귀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김 의원의 코인 논란 초기만 해도 ‘가상자산 거래에는 문제가 없다’며 옹호하는 기류도 있었으나, 김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와 이태원 참사 보고를 받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 도중에 코인을 거래한 정황이 나오면서 2030 지지율이 폭락하자 입장을 바꿨다. 

한편 국민의힘은 김 의원이 자진 탈당하자 “꼬리 자르기”라며 김 의원과 민주당에 대한 맹공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 탈당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얼마나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알면 매번 이런 식의 꼼수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나”라며 “민주당은 탈당이 면죄부 받는 ‘만능치트키’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