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 ‘작심 비판’한 것을 놓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반발이 거세게 불고 있다.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은 지난 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민주당 이 대표를 만나 지역 현안과 여야 협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윤석열 정권에 대부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다. 민주당이 도와줘야 나라가 안정된다” “당 대표가 옹졸해서 (내가) 좀 이야기하니까 상임고문도 해촉하고 그러지 않나” “민주당은 문제 있는 사람들이 즉각 탈당해서 부담을 더는데 우리 당은 그렇지 않다” 등등 다소 센 발언을 했다.
이 같은 발언 사실이 알려지자 당내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당 원로인 홍준표 시장 입에서 야당 대변인의 비판 성명에나 나오는 말을 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더욱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서 주고받은 얘기라고 하니 더 부끄럽다”고 적었다.
이어 이 의원은 “그것도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 날, 덕담은 못 할망정 밖에서 집안 흉이나 보는 마음이 꼬인 시아버지 같은 모습이어서 참 보기 딱하다”면서 “정치를 잘 아신다는 홍 시장께서 이 대표에게 보기좋게 이용만 당한 꼴”이라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한 고위 관계자는 12일 CNB뉴스에 “이 대표가 홍 시장과 대화를 하고 나오면서 아마도 회심의 미소를 짓고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홍 시장은 이 대표가 의도했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해주신 것 같다”고 비꼬았다.
반면, 비난의 당사자인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여기저기 이런저런 말씀 하시니까 그런가 보다 하고 듣고 있다”고만 언급하는 등 공개적으로 반격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