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내년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정치권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1일 MBC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대통령실과 연계된 공천 관련 발언을 한 내용이 담겨있다.
지난 3월 9일 녹음된 이 녹취록에는 다음과 같은 태 최고위원의 발언이 담겨 있다.
“오늘 나 들어가자마자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이 나한테 ‘오늘 발언을 왜 그렇게 하냐. 민주당이 한일 관계를 가지고 대통령 공격하는 거 최고위원회 쪽에서 한 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냐.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 하면 안돼’ 바로 이진복 수석이 이야기하는 거예요. 당신이 공천 문제 때문에 신경 쓴다고 하는데 당신이 최고위원 있는 기간 마이크 쥐었을 때 마이크를 잘 활용해서 매번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오늘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정상적으로 들어가면 공천 문제 그거 신경 쓸 필요도 없어”
이에 태 최고위원은 지난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진복 정무수석은 본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 문제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보도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관련 내용이 담긴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전당대회가 끝나고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의 의정활동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이 섞인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대통령실 이 정무수석도 기자들과 만나 “공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전당대회 직후 당선 인사를 온 태 최고위원에게 ‘4·3 발언’ 등 향후 언행에 조금 더 주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MBC측은 이 수석과 태 최고위원이 만난 장소를 ‘대통령실 정무수석실’로 추정하면서 “공천명단에 검사 수십 명이 내려올 거다, 이런 풍문까지 돌고 또 부인하고 이런 상황에서 이번 일이 당무 개입 논란을 촉발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해당 보도와 관련해 자신의 SNS를 통해 “만약 사실이라면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여당 최고위원인 현역 국회의원에게 용산의 하수인 역할을 하도록 공천으로 협박한 것 아닌가”라며 “도저히 믿기 어려운 충격적인 뉴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1인의 사당으로 전락할 때부터 불법 공천개입 가능성에 대해 저는 누누이 경고해 왔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총선 당시의 불법 공천개입으로 2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에서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한 사람이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유 전 의원은 “따라서 오늘 보도된 사건이 공직선거법을 금지하는 대통령실의 불법 공천개입이 아닌지, 공직선거법 제9조 2항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신속, 공정하게 수사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