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나와 상관없다”는 송영길에 부글부글
녹음파일 공개되자 계파·선수 막론, ‘조기 귀국’ 요구
출당·제명 요구까지…내년 총선 앞두고 '손절' 나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사실상 귀국을 보류한 가운데, 당 내에서는 송 전 대표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두고 내년 총선을 앞둔 '손절'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지난해 12월부터 프랑스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는 19일 파리경영대학원(ESCP) 앞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귀국 문제에 관해 명쾌한 언급을 내놓지 않고 “토요일(22일)에 말씀드리겠다”고만 말했다.
송 전 대표는 프랑스 현지시간으로 22일 오후 4시, 한국시간으로는 이날 오후 11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송 전 대표는 ‘프랑스 정부가 초청한 것이라 개인 사정으로 일찍 귀국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대해 “돈봉투 살포 의혹은 잘 모르는 일로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송 전 대표가 조속히 귀국해 전모를 상세히 밝혀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악재가 터지자, 당시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송 전 대표 측에서 벌어진 일로 당이 궁지에 몰렸는데도 정작 본인은 외국에서 이를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자체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거나 의혹 연루자에 대해 자진 탈당·출당 조치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쏟아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송 전 대표가 돈 봉투가 오간 정황을 알았는지 등과는 별개로 일단 귀국해 물의를 일으킨 것을 사과하고 진상 규명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먼저라는 입장이다. .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 소속의 한 의원은 20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가 조기 귀국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귀국을 미루며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전직 대표로서, 책임 있는 지도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송 전 대표는 돈 봉투가 오간 정황을 알았는지 등과는 별개로 일단 귀국해 물의를 일으킨 것을 사과하고 진상 규명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모임인 ‘더민초’의 한 의원도 “이른바 ‘돈봉투 살포 의혹’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개된 녹취의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고 구체적”이라며 “송 전 대표는 조속히 귀국해 사건의 실체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송 전 대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국민 사과하며 요구한 조기 귀국 요청에 대해 ”(한국에) 들어가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느냐“며 거리를 두는 듯한 입장을 취한 데 이어, 19일에는 ”토요일(22일)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리겠다“는 말 외에 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의혹을 두고 “차비, 기름값, 식대 정도 수준”이라고 말해 ‘두둔한다’는 비판이 일자 입장문을 내고 “불찰을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