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결별’ 예고해놓고 “당원 가입 캠페인하자” 황당 주장
“공천권 폐지 거절 시, 버릇 고쳐주겠다” vs 김기현 “그 입 닫아라”
국민의힘과 결별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던 극우성향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공천권 폐지와 당원 중심의 후보 경선 등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 목사는 회견에서 “위기에 빠진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국민의힘의 전국민적 당원 가입 운동과 공천권 폐지, 그리고 당원 중심의 후보 경선을 해야한다”면서 “(국민의힘이) 이것을 수용하면 새로운 정당 창당을 잠시 보류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목사는 “(국민의힘이) 내 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여러분 때문에 대한민국을 북한에 내줄 수 없으므로 반드시 광화문을 중심으로 자유 우파, 기독교, 불교, 천주교를 연대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당신들의 버릇을 고쳐주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전 목사의 기자회견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목사 발언이)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다. 우리 당을 뭐로 알고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며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 (전 목사는)그 입을 당장 좀 닫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또한 김 대표는 “우리 당 공천은 우리 당이 알아서 할 것이니 제삼자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며 “다른 당을 창당해서 실질적 대표를 하는 분이 남의 당 일에 그렇게 자꾸 왈가왈부하고,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18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전 목사가 국민의힘 내에 지분이 있다는 얘기는 절대로 잘못된 말”이라며 “전 목사가 계속해서 국민의힘을 언급하는 것은 자기 체급을 키우려고 하는 것뿐, 당과 아무 상관 없다”고 일축했다.
전 목사는 최근 들어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 막말 수준의 폭언을 연이어 쏟아 내고 있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이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했고, 그러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전 목사와의 손절을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당지도부는 되레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임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당 일각에서는 “실제로 전 목사가 당내 영향력이 강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전 목사 측의 기자회견이 예고된 상황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전 목사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고, 기자들과의 백브리핑도 안하는 등 말을 아껴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전 목사와의 빠른 손절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전 목사와 같은 극우 세력의 당내 영향력 강화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 100%’ 룰 변경을 하면서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김 대표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전 목사를 추종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