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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핫] 가상화폐 이어 ‘가상증권’…‘토큰증권’이 돌파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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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3.04.07 09:20:31

증권사들, 타기업과 연합군 형성 ‘윈윈’
“누구와 손잡을까?” 간보기 경쟁 치열
‘투기판’ 우려…국회 문턱 넘을지 주목

 

증권사들이 토큰증권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토큰(Token)증권’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성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관련기업과의 업무협약에 나서고 있다. 토큰증권이 침체된 한국 증시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까? (CNB뉴스=손정호 기자)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이다. 기존의 증권(실물·전자)뿐만 아니라 자산(부동산·미술품·음악 저작권 등)도 디지털화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등에서 거래할 수 있게 한다는 것. 실물, 전자 증권에 이어 가상화폐와 비슷한 가상의 증권 시장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안에 토큰증권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 사업과 관련된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게 되면, 내년 안에 이 사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실물증권은 종이로, 전자증권은 증권사가 만든 전자화된 방식으로 소유할 수 있다.

하지만 토큰증권은 금융사가 탈중앙화된 블록체인(분산원장 기술, 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는 참여자가 분산 네트워크에서 암호화 기술을 사용해 거래 정보를 검증하고, 합의한 방식에 따라 공동으로 분산해 관리하는 기술이다.

이를 토대로 보다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으며, 빠른 결제 속도와 24시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다양한 소액의 조각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으로 꼽힌다.

이에 증권사들은 토큰증권 사업 준비에 열심이다.

 

토큰 증권의 개념. (그래프=금융위원회)

미래에셋증권은 디지털자산 테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TF 인력을 늘리면서 MTS에서 토큰증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정비하고 있다. 토큰증권 발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HJ중공업, 한국토지신탁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선박금융 등에서 선도적인 자리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나증권도 TF를 마련해 준비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한국금거래소의 최대주주인 귀금속 거래 플랫폼 기업 아이티센과 금과 은 STO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빌딩 조각 투자 플랫폼인 루센트블록과도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은 토큰증권 협의체인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만들었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을 진행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함께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혁신금융을 표방하고 있는 이 기업들과 토큰증권 발행과 거래를 위한 공동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KB증권은 토큰증권 협의체인 ‘ST 오너스(ST Owners)’를 구성했다. ‘ST 오너스’는 소비자가 세상 모든 것을 소유(Own)할 수 있게 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 협의체에는 서울옥션블루(미술품), 웹툰올(웹툰 기반 토큰증권 플랫폼), 펀더풀(공연·전시), 하이카이브(실물자산 기반 토큰증권 플랫폼)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 KB금융그룹이 운영하는 핀테크랩 ‘KB 이노베이션 허브’와 함께 협업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으며, 토큰증권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에스케이씨앤씨(SK C&C)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토큰증권 협의체로 ‘STO 비전 그룹’을 출범했다. ‘STO 비전 그룹’에는 조각 투자 사업자인 투게더아트, 트레져러, 비상장 주식 중개업자인 서울거래비상장, 기초자산 실물 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 블록체인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블록오디세이, 파라메타 등과도 손을 잡았다.

 

이밖에도 일부 증권사들은 혁신금융 서비스 규제 특례를 기반으로 부동산, 음원 등의 자산을 유동화하는 사업을 고심하고 있으며 이를 토큰증권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토큰 시장, 빠르게 커가는 중



증권사들이 토큰증권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초 출생)를 사로잡기 위해서이다. 동학개미운동(개인투자자가 외국인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현상) 등을 통해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가 크게 증가했고, 이 여파로 MZ세대를 중심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가상화폐, 미술품과 부동산 조각투자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증권사들이 이런 흐름에 편승해 토큰증권 사업에 나선 것이다. 또한 증권사 입장에서는 미래 투자자를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금융당국은 토큰증권 시장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형 토큰 발행 유통체계 정비 방향 세미나. (사진=연합뉴스)

토큰증권 사업이 시작되면 증권사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연구원에 의하면 2022년 7월 기준 세계에 발행된 토큰증권 시가총액은 179억 달러(약23조원) 규모다. 연평균 성장률 59%를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우려할 점도 있다. 토큰증권 또한 주식투자처럼 원금이 보장되지 않으므로, 사전에 위험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해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정우택 국회부의장(국민의힘)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큰증권 정책 세미나에서 비우량 자산의 토큰증권화, 투기적 현상 등에 대한 시장 피해를 우려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증권과 자산 등을 가상증권으로 발행해 유통하는 새로운 사업”이라며 “이를 준비하기 위한 협의체를 운영하며 참여할 사업자를 찾고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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