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희기자 | 2023.03.28 14:18:42
부산시교육청이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사교육 없이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부산형 인터넷 강의를 도입한다.
하윤수 교육감은 28일 오전 부산시교육청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지역 간 교육격차 원인 분석을 위해 학생과 학부모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지역별 학습 현황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사설교육기관 이용률에서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먼저 초등학교의 경우 학기 중은 물론 방학중에도 동부산권이나 중부산권이 원도심이나 서부산권에 비해 사설교육기관 이용률이 최대 28% 높았다. 반면 초등학생 방과후학교 이용률은 원도심이나 서부산권이 동부산이나 중부산권보다 높았다.
중학생의 주말 동안 사설교육기관 이용률도 원도심이 중부산권보다 24% 낮았고, 방학 중에는 서부산권이 중부산권보다 11% 낮았다.
원도심·서부산권 학생들은 주말 동안 사설교육기관 이용보다 스스로 학습하는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
학습 시간도 지역 간 격차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 3시간 이상 스스로 학습하는 시간의 경우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중·동부산과 원도심·서부산권 간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학기 중(주말 제외) 중학생의 3시간 이상 학습하는 비율을 지역 간 비교한 결과 원도심과 서부산 학생들의 1일 평균 학습 시간이 낮게 나타났다. 원도심 학생 9%가 1일 평균 3시간 이상 스스로 학습하는 반면 중부산 학생은 47%로 나타나 큰 격차를 보였다.
주말 중 3시간 이상 스스로 학습하는 1일 평균 학습 시간의 경우 초등학교는 6%, 중학교는 21% 지역 간 격차가 나타났다.
방학 중에는 그 차가 더 커져서 초등학교 9%, 중학교 28%, 고등학교 46%로 격차가 벌어졌다.
원도심·서부산권 학생들이 동부산권, 중부산권 학생들과 비교해 장시간 스스로 학습하는 시간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조사 결과 학습 여건과 학습 시간 차이가 지역별 교육격차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공교육을 통해 초등학교부터 체계적으로 공부 시간을 확보하고 자기주도적 학습 환경을 지원해 지역 간 교육격차를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학교와 학생들에게 긴급하게 지원해야 하는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추경을 통해 730억 원 규모의 예산을 들여 ▲원도심·서부산권 학생 맞춤형 학습지원 ▲원도심·서부산권 환경개선사업 지원 ▲원도심·서부산권 학교와 지역사회 상생·협력 우선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시교육청은 양질의 인터넷 강의 제공을 통한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부산형 인터넷 강의’를 지원한다. 이번 학년도 2학기부터 원도심·서부산권 고1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오는 2025년 전체 고등학생으로 지원을 확대한다.
국어·수학·영어 과목별로 20차시로 구성한 4강좌를 운영할 예정으로 과목 특성을 고려한 수준별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한 원도심·서부산권 학생들에게 요즘 세대에 맞는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카페형 학습공간 구축을 지원한다. 학교의 희망에 따라 1인 학습이 가능한 공간과 카페형 학습공간 형태로 구축하며 학습관리와 생활 관리가 동시에 가능한 시스템도 마련할 예정이다.
2023학년도에는 원도심·서부산권 희망 고등학교에, 2024학년도에는 희망 중학교에 각각 교당 1~2실 구축비를 지원한다.
방학 기간 더 커지는 학습 격차를 줄이기 위해 ‘방학이 즐거운 영어인성캠프’도 여름방학을 활용해 운영한다.
특히 학교가 원하는 교직원 확보를 위해 지역가산점 상한제 확대, 지역가산점 상한제 확대, 원거리 근무자 인센티브 부여, 국외자율연수 프로그램 참가 확대 등 다양한 인사우대 정책을 시행을 위한 의견 수렴 과정도 거칠 예정이다.
하윤수 교육감은 “지역 간 교육격차는 경제적 격차로 이어져 계층 간 차이를 심화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실효성 있는 교육 기회 보장 정책을 추진해 교육 전반의 격차를 반드시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