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8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전당대회 때부터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구호로 내건 만큼 취임 초반부터 당권 경쟁자였던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황교안 전 대표,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만나는 등 연일 당 안팎을 넘나들며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정작 당권 주자로 나섰던 국민의힘 천하람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천 위원장의 거부로 보름이 넘도록 못 만나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 천 위원장은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김 대표가 당권 경쟁자들이었던 안철수 의원, 황교안 전 총리와 만나 화합을 다졌지만 천하람 위원장만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안 그래도 지난주 김 대표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일축헸다.
천 위원장은 그 이유로 “국민의힘이 호남에 조금만 더 공을 들인다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그 예로 김재원 최고위원이 호남을 찾아 사과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들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천 위원장은 “요즘 2030 지지율이 좀 빠지고 있다 보니까 ‘천하람 좀 빨리 만나야 되는 거 아니냐’는 이런 얘기들 많이 나오는 거 같다”며 “제가 김 대표하고 사진 한 장 찍어 2030 지지율이 확 살아날 수 있다면 하겠지만 전 그 정도 능력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천 위원장은 “2030은 말 그대로 스윙보터로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잘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정당을 지지해 준다”면서 “2030이 지금 정부 여당에 대해서 느끼고 있는 감정은 슬프게도 배신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천 위원장은 다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당 지도부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너무 과하고 저로선 납득하기 어려운 얘기들”이라며 “연대하고 포용하자는 것이 지도부 차원에서 얼마나 진정성 있는지 교통정리가 되고 만나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지 않나. 그래서 찬찬히 보시자는 의사를 이미 전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천 위원장은 “김 대표는 선거 다음 날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말했는데 김재원, 조수진, 장예찬 최고위원은 저를 포함한 개혁 후보들(천아용인, 즉 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을 영구추방 대상이라고 했다”고 공격했다.
또한 천 위원장은 “저 같은 (이준석 전 대표의)대리인은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면서 “김 대표 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당 지도부에서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되고 나서 만나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김 대표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