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3월 1일부터 17일까지 명동 내 5개 매장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29배가량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실제로 같은 기간 명동 상권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12%에서 올해 73%로 여섯 배 가까이 뛰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동남아 ▲일본 ▲영미권 ▲중국 순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CJ올리브영은 코로나 기간 억눌렸던 여행객들의 소비 심리가 봄 시즌, ‘올영세일’ 등과 맞물리며 폭발했다고 내다봤다. 또 최근 K-콘텐츠를 통해 K뷰티를 접하거나 ‘올리브영 글로벌몰’ 등 역(逆)직구를 통해 한국 화장품의 우수성을 경험한 외국인들이 매장을 방문해 K뷰티를 직접 체험하려 한 점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기 어려운 한국 신진 브랜드들의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 인기 상품 TOP 10 브랜드 중 9개가 중소·중견기업 화장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미권 고객에게는 한국의 미(美)와 특성을 살리거나, 순한 성분을 내세운 브랜드 상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조선미녀(Beauty of Joseon)’다. 국내 고객에게는 생소한 ‘조선미녀’는 현재 미국 SNS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한국 스킨케어 브랜드다. 지난해 8월 외국인 고객의 수요를 반영해 명동 상권에 입점, 매월 매출이 30%가량 증가했다. 이 기간 ‘조선미녀’의 ‘맑은 쌀 선크림’은 영미권 고객 인기 상품 1위, 외국인 전체 인기 상품 6위를 차지했다. 토리든, 라운드랩 등 ‘클린뷰티’ 콘셉트를 표방한 중소 브랜드 역시 이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20배 이상 늘어났다.
마스크팩 일색이던 외국인 고객의 K뷰티 장바구니 풍경도 다양해지는 낌새다. 한국 드라마를 통해 피부에 관심을 갖게 된 동남아 고객은 주름 개선 기능 등을 내세운 ‘슬로우에이징(Slow-aging)’ 상품을, 바디겸용 선크림이 주를 이루는 영미권 지역 고객은 스킨케어와 유사한 제형의 ‘K-선크림’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중국인 고객은 마스크팩보다 색조화장품을, 일본인 고객은 치아미백제나 헤어 트리트먼트와 같은 상품군을 도전적으로 체험해본 것으로 조사됐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명동 상권에 중국인 관광객들까지 돌아오면서 매장을 찾는 외국인 고객이 빠르게 늘고있다”며 “올리브영 매장은 손쉬운 체험을 제공하는 'K뷰티 메카'로 활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