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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VIP를 잡아라”…카드업계, 프리미엄 서비스 강화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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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3.03.01 11:04:34

호텔 멤버십은 기본, 공항 의전 서비스까지
수수료인하·경기침체로 수익 줄자 VIP 강화
불황의 씁쓸한 이면…서민들은 ‘그림의 떡’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현대카드의 ‘더 레드 스트라이프’, KB국민카드의 ‘헤리티지 스마트’, 롯데카드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비즈니스 카드’. (사진=각 사)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연회비가 비싼 프리미엄 카드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주요 카드사들은 공항 라운지 이용 등 맞춤형 서비스와 각종 이벤트를 확대하며 VIP고객 모집에 힘을 쏟고 있다. 불황의 씁쓸한 이면이랄까? 달라진 카드업계 분위기를 살펴봤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카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기존에 ‘더 그린(the Green)’ ‘더 레드(‘the Red)’ ‘더 블랙(the Black)’ ‘더 핑크(the Pink)’ ‘더 퍼플(the Purple)’ 등 컬러를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라인업을 운영해왔다. 지난해 프리미엄 카드 회원 수가 전년보다 5만 5000명 정도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여기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 기존의 ‘더 레드’를 업그레이드한 ‘더 레드 스트라이프(Stripe)’를 새롭게 공개한 것. ‘더 레드 스트라이프’는 ‘더 레드 에디션 5’와 같은 혜택(포인트 적립·공항 라운지 이용 등)을 제공하는데, 더현대트래블과 갤러리아백화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이용권) 금액을 7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앞으로 현대카드는 컬러를 기반으로 한 기존 프리미엄 상품에 스트라이프를 추가하면서, 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맞춤형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서울시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프리미엄 회원을 위해 오프라인 행사인 ‘트라이브 위켄드(TRIBE Weekend)’를 개최했는데, 결제 데이터를 토대로 쇼핑과 문화 분야에서 더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해 개최할 계획이다.

 

서울 시내 백화점 명품관. (사진=연합뉴스)

KB국민카드는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인 ‘헤리티지(HERITAGE)’를 만들었다. ‘헤리티지 스마트 할인형’ ‘헤리티지 스마트 대한항공 마일리지형’ 두 종류를 우선 내놓았다. 국내 가맹점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고, KB국민은행과 거래할 때 수수료 우대 혜택 등을 얻을 수 있다.

‘헤리티지’는 세월이 흘러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유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런 철학을 살리기 위해 패키지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환경 보호를 고려했다. KB국민카드는 ‘헤리티지’라는 이름 뒤에 특정 단어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프리미엄 체계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인 ‘베브(BeV)’ ‘플래티늄(Platinum)’ 등과 함께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롯데카드는 법인 고객 마음 잡기에 나섰다. 롯데카드는 최근 개인 사업자와 기업 등 법인 고객을 위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비즈니스 카드’ 두 종류를 리뉴얼해 선보였다. 이 카드는 법인 회원당 70만원 정도의 연회비를 내야 하는데, 전월 이용 실적에 상관없이 국내 이용 금액의 1%, 해외 2%를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다. 롯데 상품권, 호텔 멤버십, 골프 연습장, 공항 VIP 의전 서비스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롯데카드는 다른 프리미엄 카드도 운영하고 있다. ‘로카 플래티넘(LOCA PLATINUM)’ ‘롯데백화점 플렉스(FLEX)’ 등은 쇼핑과 항공 등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한다. 백화점 명품관에서 쇼핑을 하거나, 코로나19 방역이 해제되어 해외여행을 재개하며 이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는 이유는? “위기 돌파구”



이처럼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해 수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실제로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지난해 1월 말부터 연 매출 5억 원 초과 10억 원 이하 가맹점은 카드 수수료가 1.4%에서 1.25%, 10억 원 초과에서 30억 원 이하는 1.6%에서 1.5%로 작아졌다. 3억 원 초과 5억 원 이하는 1.3%에서 1.1%, 3억 원 이하는 0.8%에서 0.5%로 축소됐다.

 

시민들이 여행을 가기 위해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금융위원회는 한국금융연구원에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정책연구 용역을 맡겼고, 이에 대한 논의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3년마다 한 번씩 카드사의 수수료를 결정하는데, 오는 2025년에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경기침체로 카드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하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소비 심리가 반짝 살아났지만, 금리인상과 물가폭등으로 인해 다시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닫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여전히 고금리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다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무역수지가 12개월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 양상을 보이는 등 대외 리스크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카드 소비가 줄어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수익이 줄어든 카드사 입장에서는 소비 여력이 큰 VIP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 이런 상황이 계속될수록 카드사들의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고객의 소득 수준과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며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고 자부심을 줄 수 있는 혜택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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