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후반레이스로 접어들면서 유력한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 차익’ 의혹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후보는 23일 항공사진까지 띄운 ‘팩트체크 프레젠테이션(PT)’ 형식의 기자회견에서 직접 해당 토지 도면과 울산시 도시계획 보고서 등을 제시하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하지만 당권 경쟁자인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논란이 된 땅은 제가 정계 입문 전인 지난 1998년 매입한 울산시 울주군에 있는 11만 5000㎡ 규모의 임야로서 세상에 자기 땅 밑으로 터널을 뚫어달라고 요구하는 땅주인을 보셨나”라고 반문하면서 “터널이 뚫렸는데 땅값이 1800배가 올랐다는 허무맹랑한 말을 마구 지껄여도 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후보는 “2007년 최종 KTX계획을 보면 제 땅 밑 지나가는 걸로 명확히 명시돼 있다. 서울에 아파트 밑으로 GTX선로 지나간다고 반대서명하는 것을 못봤냐?”면서 “도로개설로 땅값이 오르르면 지상으로 지나는 일반 도로든지, 지하터널은 오히려 본인 땅을 지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김 후보는 자신이 내부 정보를 빼내 임야를 취득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노선변경 및 역사 설치는 울산시 권한이 없고 중앙정부가 독자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며, 임야를 취득한 때로부터 5년 9개월이 지난 후 울산역 설치가 발표됐다”고 반박하면서 “특히 해당 터널은 민주당 송철호 시장 재임시 에 계획된 것으로 그러한 투기 민원 자체가 받아질 가능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권 경쟁자인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이날 강원 지역 합동연설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안 후보는 “민주당에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의혹을) 본격적으로 파기 시작했다”며 “아직 (민주당 측에서) 안 보여준 카드가 굉장히 많이 있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공세를 늧추지 않았다.
또한 천 후보도 “의혹이 해소된 것은 하나도 없다”며 “명확하게 팔 건지, 판다면 얼마에 팔 건지, 이것에 대해서 본질적인 질문에 답하라”고 압박했다.
특히 지난 13일 당권주자 중 처음으로 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을 제기한 황 후보도 “여론조사를 보면 김 후보 주장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람이 절반을 넘는다”면서 “시시비비 가릴 때가 아니라 국민 뜻을 따라야 할 때”라고 주장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여기에다 천 후보를 돕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23일 직접 울산으로 내려가 김 후보 소유의 땅을 둘러보고 SNS에 사진을 올리면서 “김 후보가 목장을 할 목적으로 구매한 임야는 아닌 것 같다. 지역주민들 말을 들어보니 이 지역은 소 한 마리 키우는 사람 없다고 한다”면서 “땅의 원소유주는 울산지역 정치인이라는 증언을 들었는데 좀 더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