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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하나로는 부족해” 업종 경계 넘은 식품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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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3.02.22 09:35:30

시장환경 급변…영토 확장 나서
윈윈할 파트너 찾아 짝짓기 혈안
실탄 많을수록 유리…M&A 활발

 

동원그룹 본사 전경. (사진=동원그룹)

주요 식품사들이 자신들의 고유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루 다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주로 ‘실탄’이 넉넉한 식품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인수합병(M&A)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대형 식품사들은 업종 경계를 넘어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국내 최대 수산기업인 동원산업은 지난달 17일 한국맥도날드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최근 1차 실사를 진행했고, 현재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맥도날드의 매각 희망가는 5000억 원 내외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몸값이 다소 비싸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16년 매각을 추진하다가 인수가격을 놓고 인수 후보들과 이견 차이를 보이며 매각에 실패한 바 있다. 이에 양사는 향후 세부조건을 조율한 뒤 5000억 원 미만 선에서 매각 금액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6월 매각에 나선 한국맥도날드는 미래에셋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삼고 인수 후보자를 물색해왔다. 현재 한국맥도날드는 미국 본사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으며, 계약이 체결될 경우 동원산업은 한국 내 맥도날드 사업권을 독점적으로 갖는 조건으로 로열티 5%를 지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hy(옛 한국야쿠르트)는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메쉬코리아에 긴급자금 600억 원을 지원했고, 향후 200억 원의 추가 투자를 통해 메쉬코리아의 지분 약 65~67%를 확보한다는 것.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앞다퉈 M&A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면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른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됐기 때문. 이에 따라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사업을 강화와 신사업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만한 유망기업과 손을 잡고 있는 것이다.

 

프레시 매니저가 ‘프레딧 배송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배송품을 건네고 있다. (사진=hy)
 

‘참치’가 ‘햄버거’ 만나 윈윈



실제로 동원산업은 맥도날드를 손에 넣을 경우 외식·유통부문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조미식품 제조와 식자재 유통, 축육 등을 담당하고 있는 동원홈푸드가 400개 이상의 맥도날드 매장에 식자재를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

또 맥도날드 가맹점을 늘려 로열티 수익, 식자재 및 축육사업과의 거래를 키울 수 있다. 맥도날드의 지난해 기준 가맹점 수는 약 95개로, 직영점의 3분의 1 수준이다.

아울러 ‘참치회사’란 고착화된 이미지에서 탈피해 ‘종합유통기업’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프리미엄 샐러드 카페 ‘크리스피 프레시’, 이탈리안 가정식 레스토랑 ‘포르투7’ 등을 운영하는 등 외식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hy의 메쉬코리아 인수도 같은 맥락이다. 앞서 hy는 2021년 3월 사명을 한국야쿠르트에서 hy로 변경하며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따라서 메쉬코리아를 통해 유통의 필수요건인 ‘물류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

기존의 전국 프레시 매니저를 활용한 물류대행서비스 ‘프레딧 배송서비스’로 정기 배송품을 전달하는 동시에 부릉 배달원을 통해 즉시 배송서비스를 병행하며 ‘고객 맞춤형 배송서비스’의 정점에 도달하겠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자사 상품 외에도 면도기, 화장품, 식음료품 등 타사 제품까지 배송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hy 관계자는 CNB뉴스에 “메쉬코리아는 뛰어난 IT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러한 IT 기술력을 전국 1만1000명에 달하는 hy 프레시매니저에 접목, 라스트마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농심 회장. (사진=농심)
 

자금 넉넉한 농심·오리온, 먹잇감 물색



이 같은 식품기업들의 M&A 열기는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지닌 업체들을 중심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앞서 농심은 2022년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건기식 전문기업 ‘천호앤케어’ 인수전에 뛰어든 바 있다. 하지만 600~700억 원대로 추산되는 인수 가격에 있어 간극을 좁히지 못해 매각이 불발됐다.

농심은 올 한 해 약 5000억 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토대로 건기식 등 신사업을 키우기 위한 M&A 추진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하기까지 했다.

앞서 신동원 농심 회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사업영역 다각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나가야 한다”며 “건기식과 식물공장 솔루션, 외식 사업을 고도화하고 다양한 M&A를 검토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농심 관계자는 CNB뉴스에 “건기식, 식물성 대체육, 스마트팜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방침”이라며 “특히 건기식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보고 기회가 되면 M&A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리온 역시 약 1조 원에 이르는 현금성 자산을 앞세워 기존에 영위한 사업들과 동반 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 업체들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오네이처를 중심으로 한 간편대용식 △닥터유 브랜드 기반의 음료사업 △중국 제약·바이오 시장 진출 등 3대 신사업 강화에 날개를 달아줄 기업들이 대상이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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