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전당대회를 20여일 앞두고 유승민, 나경원 전 의원이 차례대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당 대표 선거에서 낙마한 가운데 당대표 후보 등록 마감일에 전격적으로 등록한 국민의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돌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어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천 후보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시절 당 혁신위원회 활동으로 친이준석계로 불리면서 유·나 전 의원의 불출마 이후 사실상 유일무이한 비윤 대표주자로 나서면서 최근 언론과 당원들의 집중조명을 받으며 전대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양강구도가 고착화한 점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당선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비윤계와 중도 개혁 성향의 표심을 결집해서 3위에만 올라도 대이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만약 천 후보가 10% 안팍의 두자릿수 득표력을 달성한다면 결선투표에서 캐스팅보트로서의 역할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천 후보는 전당대회 출마 선언 이후 윤핵관을 ‘간신배’라고 전방위적인 비판을 날리면서 신(新)윤핵관 저격수로도 떠오르면서 여권 일각에서는 ‘제2의 이준석’이 탄생했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천 후보는 1986년 대구 태생의 법조인 출신으로 지난 2000년 21대 총선에서 보수의 진원지인 고향 대구가 아닌 전남 순천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바 있다. 이후 호남지역에서 당협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이색 이력의 소유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지역주의 타파’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운 건 아니지만 대구가 고향인 보수진영 청년 정치인의 호남 출마는 정치권 안팎에서 꽤나 신선한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총선 낙선 이후 다수의 시사 프로그램에 정치 분야 패널로 출연해 종횡무진 활약하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아왔다.
특히 천 후보는 전원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의 이름 한글자씩을 딴 ‘천아용인’치라는 원팀을 구성해 밀어붙인 전략이 효과가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들의 중심에는 ‘태풍의 눈’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대표 8명, 최고위원만 18명, 청년 최고위원 11명이 후보 등록을 하면서 난립 양상을 보이는 등 지역과 계파별로 정리가 안 되는 상황에서 ‘언더독들의 반란’, ‘개혁보수 4인방’ 등의 명확한 ‘반윤핵관’(反 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수도권 한 중진의원은 15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천하람 후보가 짧은 정치 경력에도 불구하고 개혁보수의 바통을 잘 이어받았다”면서 “처음에는 천 후보가 ‘진짜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천 후보는 민심을 움직여 당심을 흔드는 전략을 구사하는 게 당원들을 만나며 선거운동을 벌이는 김기현·안철수 후보와는 다른 행보”라며 “특히 지난 13일에는 ‘개혁보수 얼라이언스 천아용인 유튜브 영상’에서 응원곡을 공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여전히 우리 당원들의 대부분은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야 한다고 말한다. ‘비윤(非 윤석열) 돌풍’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