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계가 해봐야 별 볼일 없다. 다들 공천에 설설 길때 험지 출마 각오해야 하고, 냉정하게 실력주의로 움직이고, 주변에서 ‘날리면’이라고 들린다고 해도 칼같이 ‘바이든’이라고 듣고… 이걸 누가 하겠는가? 윤핵관 또는 그 호소인이 한다면 편하게 살면 되는데. 그래도 그냥 같은 꿈을 꾸니까 다들 동지(同志)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감 시간인 지난 3일 오후 5시. 이준석 전 대표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후보 등록 직전인 지난 1일에도 전당대회를 겨냥해 여러 건의 SNS를 올려 “항상 선거는 차선이나 차악을 뽑지 않고 최선을 뽑아야 한다. 그래야 후회가 없다. 명심하자.
주변에 ‘간재비’와 ‘하고재비’ 영업하는 사람 있으면 조기에 정리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지난 10일 발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및 최고위원과 청년 최고위원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등 소위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전원 생존해 이들의 후원회장을 맡아 전대를 앞둔 국민의힘에 돌풍을 예고하는 등 ‘빅 스피커’ 이준석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 네 후보를 지원 사격 중인 이 전 대표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당권 후보 중 2강을 형성하고 있는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우선 이 전 대표는 안 후보가 이준석계 후보 4인방에 대해 ‘말로만 개혁하고 구체적인 게 없다’고 비판한 데 대해 “저희는 굉장히 구체적인 사안들을 들며 이야기하고 있고, 특히 공천 제도와 관련된 각 후보별 입장만 본다고 하더라도, 천하람 후보 같은 경우에는 완전한 상향식 공천을 하겠다고 명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과거 새정치민주연합과 바른미래당에서 당 대표라는 막후 실력자로 있으면서, 당의 공천 룰을 흐트러뜨리면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당내에 많은 분란을 초래 했던 분”이라며 “안 후보는 과거의 그런 전적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이 어떤지를 알고 답해야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이 전 대표는 김 후보를 향해서도 “이번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 과거에 소장파로서 활동하고 개혁적인 성향으로 이름을 날렸던 분들이 선거에 급급해서 자기 소신을 버리고 그리고 또 권력에 줄 서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김 후보가 과거 울산광역시장 시절,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탄핵에 찬성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지금 와서 탄핵에 대해서 다른 후보를 엮어가지고 당원들에게 협박을 통해 득표를 하려고 하는 모습은 매우 온당하지 못하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이게 첫 번째가 아니라, 지난번에는 김 후보의 후원회장인 신평 변호사가 대통령의 탈당과 창당이라는 입에 담기도 민망한 이야기를 하면서 당원들에게 협박을 하는 모습을 봤다”라며 “이번에는 김 후보가 직접 후원회장이 사퇴하고 난 뒤에 어쩔 수 없이 본인 스스로 협박을 한다는 것이 참 난감하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대통령실의 영향이 있는 상황에서는 누군가를 집단 린치하고, 연판장 돌리고, 소거법을 쓰는 방법으로 선거에 임할 수 있겠지만 총선에서 그게 가당키나 하겠느냐?”라며 “총선에서 이런 소거법 정치라든지 아니면 집단 린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있겠느냐?”라고 따져 물으면서 “김 후보가 당 대표에 당선될 경우 차기 총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크게 패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개혁 후보 4인방’을 표방하고 있는 천하람 당 대표 후보와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도 이날 간담회에서 각 후보 이름에서 한 자씩을 따와 조합한 용어 ‘천아용인’으로 본인들을 소개했다.
천 후보는 “전당대회 다음 날 언론 헤드라인이 ‘개혁의 바람, ’윤심(尹心)·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 가로막히다’라고 나오면 국민의힘 당원 한 사람으로서 절망적일 것 같다”면서 “절대 개혁이 좌절됐다는 내용의 헤드라인이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늘 제주에서 열리는 첫 합동연설회와 14일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 잇따라 참석해 ‘친이준석계’ 4인방 후보들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CNB뉴스=심원섭 기자)